평양서 담배 왕초 2명 돌연 총살…인민경제 파탄 희생양?

소식통 "임의로 '시장 물가 조정' 혐의"...일각선 "돈주에 경고장 날린 것" 지적도

북한 평양시 대동강구역에 건립된 당창건기념탑. /사진=노동신문 캡처

최근 북한의 수도 평양에서 담배를 대량으로 유통해왔던 자매가 돌연 총살을 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평양 소식통은 20일 데일리NK에 “지난 10일 형제산구역에서 담배 왕초로 불리는 돈주(錢主) 여성 2명이 총살됐다”면서 “이번에 총살된 여성들은 김 씨(50대·40대 초반) 자매로 알려졌다”고 말했다.

소식통은 이어 “이들 자매는 평양시 안의 담배 생산을 장악하고 물건을 대량으로 취급하던 큰손이었다”면서 “그러다가 최근 시장 물가를 마음대로 조정했다는 혐의를 받아 긴급 체포돼 조사를 받았었다”고 말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김 씨 자매는 고난의 행군(대량 아사 시기) 때부터 20여 년간 담배 장사를 했다. 그들은 평양시 담배공장들의 생산과 판매에 이르기까지 모든 부분을 장악했었다. 즉, 전국 시장에 담배를 공급하는 대형 도매상이었던 셈이다.

이들의 죄명이 확실하게 알려지지 않았지만, ‘시장 물가를 조정했다’는 점을 미뤄 볼 때 일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강화에 따른 경기 침체를 활용해 시세 차익을 노렸을 가능성이 점쳐진다.

담배가 중국 등 외국에서 들여오지 못하는 상황이 장기화되자 물건을 내놓지 않다가 돌연 비싼 값에 넘겼고, 이를 당국이 예의주시하고 있다가 긴급 체포하지 않았겠냐는 지적이다.

다만 여기서 이 같은 죄목이 총살감이냐는 의문이 남는다. 그동안 이런 식으로 이익을 취하는 경우도 부지기수였고,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상점에 물건을 내놓지 않고 창고에 쌓아두는 장사꾼들도 많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북한 당국이 김 씨 자매를 희생양으로 삼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갑작스러운 총살은 이들에게 ‘인민 경제를 파탄 낸 원흉’이라는 프레임을 씌우려는 전략이라는 것이다.

소식통은 “연이은 봉쇄에 수도 평양 시민들까지 극도로 예민해져 있고, 이에 위(당국)에서는 주민들이 이런 불만을 분출할 수 있는 상대가 필요하다고 판단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달부터 이어진 원·달러 환율 하락도 북한 당국의 과도한 대처에 영향을 미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이는 시장 물가 등에 악영향을 미치는 세력 및 돈주에 일종의 경고장을 날린 것이라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