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백악관 舌戰 재점화되나

토니 스노 백악관 대변인이 13일 브리핑에서 북한을 ‘악동(bratty child)’에 비유하면서 “북한의 나쁜 행태에 더 이상 당근이나 보상은 없어져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밝혀져 설전(舌戰) 재연이 예상된다.

더욱이 14일 미국 주도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 결의안이 통과돼 당분간 평양과 워싱턴의 감정 대립이 고조될 것이 뻔하다.

북.미 간 ‘말싸움’은 조지 부시 대통령의 집권과 함께 갖가지 험한 표현이 쏟아져 나오며 민감한 시기마다 불거졌다.

부시 대통령은 2002년 2월 의회 국정연설에서 북한을 ‘악의 축’이라고 지칭하고 같은 해 5월에는 사석에서 김 위원장을 ‘피그미’, ‘버릇없이 구는 아이’ 등으로 비난해 북한 정권에 대한 뿌리 깊은 불신과 혐오를 드러냈다.

북한 언론매체는 이와 관련해 부시 대통령을 ‘악의 화신’, ‘정치 무식쟁이’라고 맞받아쳤다.

부시 대통령은 2004년 8월 선거 유세 도중 김 위원장을 다시 ‘폭군’으로 호칭했고,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곧바로 “정녕 부시야말로 히틀러를 몇 십 배 능가하는 폭군 중의 폭군이며 그러한 폭군들로 무어진(구성된) 부시 일당은 전형적인 정치깡패집단”이라고 공격했다.

또 지난해 4월에는 부시 대통령이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김 위원장을 향해 ‘위험한 사람’, ‘폭군’, ‘주민을 굶긴다’, ‘위협하고 허풍떤다’는 등의 말로 강력 비판했다.

이에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어김없이 “부시는 정상적인 인간의 체모도 갖추지 못한 불망나니이며 애당초 우리가 상대할 대상이 못 되는 도덕적 미숙아, 인간 추물”이라며 원색적으로 쏘아붙였다.

주로 부시 대통령이 ‘폭군’이라는 비교적 일관된 표현으로 ‘선공’을 펼치고 북한 외무성 또는 언론매체가 격한 표현으로 맞서는 양상이다.

이러한 공방 후에도 대화 국면이 조성되면 폭언 공방은 자취를 감추고 유순한 표현이 오갔다.

미국의 6자회담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는 지난해 7월 김 위원장을 ‘체어맨’으로 부른 것이 대표적 사례로, 북핵 문제의 외교적 해결을 촉구하는 백악관의 입장을 반영한 것이다.

부시 대통령 역시 그해 5월에는 김 위원장을 ‘미스터(Mr)’로 칭하고 “김정일 선생(미스터 김정일)이 이웃 세계에 받아들여지기를 원한다면 핵무기 프로그램을 폐기해야 한다”며 ‘정중하게’ 6자회담 재개를 촉구했다.

북한 외무성 대변인 역시 같은 해 6월 “미국 대통령 부시가 우리 최고수뇌부(김 위원장)에 대해 ‘선생’이라고 존칭했다. 우리는 이에 유의한다”고 말해 회담 재개에 긍정적인 분위기가 조성됐다.

그러나 현재 6자회담 전망은 어둡고 북한 핵실험과 뒤이은 유엔 안보리 결의안 채택으로 북.미 관계가 악화 일로로 치달아 ‘말 공방’이 돌출될 가능성이 크다.

최근 백악관 대변인의 ‘악동’ 발언이 북.미 공방의 뇌관을 건드릴지 주목된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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