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안남도 일부 주민들, ‘퇴비’ 전투에 적극 나서는 이유는?

소식통 "포전담당제로 수확물 늘어난 주민들, 개인 퇴비 확보에 분주"

지난 2017년 봄, 모아진 퇴비를 트랙터에 싣는 북한 농민들의 모습./사진=데일리NK 소식통 제공

북한이 올해도 어김없이 ‘퇴비전투 실시’를 새해 첫 주민동원 과제로 제시했다. 대부분의 북한 주민들은 해마다 되풀이되는 강제성 짙은 퇴비전투 과제에 불만을 품지만, 최근 평안남도 일부 지역 주민들이 퇴비전투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것으로 전해져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평안남도 금성호 인근에 사는 내부 소식통은 11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퇴비전투야 매년 하는 행사라 이골이 났지만 계획분 말고도 더 많은 퇴비 확보를 위해 열성적으로 뛰는 사람들이 많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우리 지역은 지난해 농사가 잘됐지만 포전제를 한 곳은 더 잘됐다”며 “재작년에는 옥수수가 한 뼘도 되지 않았는데 작년에는 한 뼘을 넘는 옥수수가 나와 1.5배 정도 더 많이 수확해 대풍년이었고, 벼도 이전에는 한 포기에 120알이 나왔다면 지난해는 170알이 넘게 나왔다”고 말했다.

지난해 포전제를 실시한 지역에서 농민들의 수확이 좋았기 때문에 이들이 올해 더 큰 수확을 얻기 위해 계획분보다 많은 퇴비를 확보하려고 이리저리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는 것이다.

포전제는 기존의 분조(分組)를 가족 단위로 쪼개 소규모 인원이 포전(圃田, 일정한 면적의 경작용 논밭)을 운영, 생산량의 일정 비율만 국가에 바치고 나머지는 개인이 처분할 수 있도록 일부 자율성을 부여한 제도다.

소식통은 “작업반의 땅과 개인한테 나온 땅도 같이 관리하는데 개인 땅에 더 많이 노력을 들이니까 옥수수나 쌀이 많이 나왔다”면서 “이런 이야기를 다른 지역 사람한테 말하니 엄청 부러워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30%는 국가에 바치고 70%는 자기가 먹는 구조니 앞으로 이렇게만 간다면 포전제 한 농사꾼은 살길이 열린 셈”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또 다른 평안남도 주민은 “개인에게 떨어지는 소득만 보장해준다면 가물(가뭄)이나 태풍이 와도 농사는 더 잘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포전제는 지난 2012년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새로운 경제관리체계를 확립할 데 대하여’라는 담화 발표를 계기로 본격 도입됐다. 포전제가 전면적으로 실시되고 있는지는 여전히 불분명하지만, 탈북민들의 증언에 따르면 이 같은 제도는 현재 북한 전역으로 확대되는 추세다.

다만 한 탈북민은 본보에 “북한 당국은 기본적으로 사람이 배부르고 등 따습게 되면 사상적으로 나태해지고 당에 대한 충성심이 줄어드는 것은 물론 개인주의 풍토가 번진다고 생각한다”면서 “포전제는 결국 일부 지역에서만 시행될 가능성이 크다”고 견해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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