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한번이면 족할 北 크루즈 여행”

“비좁은 객실과 싸구려 요리, 악취나고 물도 제도로 나오지 않는 욕실…평행 한 번이면 족할 여행이었다”


뉴욕타임스가 북한 라진을 출발해 금강산을 돌아보는 일정인 북한의 첫 크루즈 여행 만경봉호 탑승기를 13일자에 게재하면서 묘사한 대목이다.


북한은 지난달 말 외국인 투자 유치를 위해 외신기자들과 중국인 사업가 등을 초청해 과거 북한과 일본 사이를 왕래하던 만경봉호을 크루즈로 개조한 나선-금강산 시범 국제관광을 실시했다.


NYT는 200명 이상 방문객들이 어둡고 퀴퀴한 냄새가 나는 만경봉호 선실을 가득 메웠으며 바닥에 매트리스가 깔린 방 하나에 8명이 배정되기도 했다고 전했다.


시범 관광은 중국에서 수십 명의 외국인들이 라진항에 도착한 8월29일부터 시작됐다.


관광객 중 일부는 5일간 관광을 위해 470달러(약 52만원)를 냈고 일부는 이번 여행을 주관한 조선대풍국제투자그룹(대풍그룹) 박철수 총재의 친구라는 이유로 무료로 초청받기도 했다.


2개 국어를 사용하는 정부 관광안내원이 관광객들을 태운 각 버스에 배치됐다. 안내원 문호용(25)씨는 영어로 “1950년 미국에 의해 한국전쟁이 발발했다”며 북한에 관해 영어로 설명했다.


라진에서 안내원들은 우뚝 솟은 김일성의 자화상 앞으로 관광객들을 데려가 사진을 찍게 했고, 극장에서 북한 어린이들의 애국 공연을 보도록 했다. 그날 밤 관광객들은 황철남 라선시 인민위원회 부위원장이 주최한 만찬에 참석했다.


진짜 관광이 시작된 것은 다음날인 30일 정오였다. 항구에서 검은 양복을 입은 관리들이 박수를 치려고 붉은 카펫 위에 정렬해 있었고, 배가 항구에서 출발하자 색종이 조각이 휘날리며 500여 명의 학생들과 근로자들이 깃발과 플라스틱 꽃을 흔들었다.


그날 저녁 만경봉호에서의 만찬에 대해 NYT 기자는 “금속 식판과 형광 불빛, 공동 그릇에 담긴 닭과 오이 등의 광경이 이라크에 있는 미군기지 식당 모습과 비슷했다”고 전했다.


여종업원들은 남은 음식을 배 밖에 내다 버렸지만, 바람이 불자 쓰레기 일부가 다시 배 안으로 날아들어 왔다고 기자는 적었다.


다음날 아침 만경봉호는 금강산 국립공원 항구에 도착했다. 관광객들은 온종일 산을 오르고 곡예 쇼를 관람하고, 금강산 투자를 위한 비디오 홍보물을 봐야 했다.


안내원 문씨는 2008년 한국인 금강산 관광객 피격 사건을 의식한 듯 “지금 우리는 군사지역에 있다”며 “만약 뒤처지게 된다면 총에 맞을 것”이라며 농담을 하기도 했다. 금강산에 있는 호텔에는 테니스장과 술집이 있었고 골프장과 면세점도 있었다.


금강산 관광을 끝내고 배를 타고 다시 돌아오는 데 걸린 시간은 22시간. 대풍그룹의 박 총재는 “우리가 극복해야 할 부족한 점이 많다는 것을 인정한다”고 말했다.


NYT는 세계에서 가장 편집증적이고 폐쇄된 국가 중 하나인 북한 경제에서 관광산업이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처럼 보인다면서 믿을만한 관광객 숫자는 파악할 수 없으나 소식통을 인용해 지난해 최소 2만4천 명의 외국인 관광객이 북한을 찾았으며 이 중 80%는 중국인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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