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북 도당 선전비서, 조직부장 등 집단숙청”

이달 초 평안북도 도당 선전비서와 조직부장, 신의주시 인민위원장 등 도당 핵심 인사를 포함한 주요 간부 30여 명이 집단 철직, 해임된 사건이 발생해 지역 사회뿐만 아니라 북한 전역으로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 


복수의 북한 내부 소식통들은 26일 “이달 초 평안북도 도당 선전비서를 비롯한 주요 간부들이 일제히 해임·철직됐다”며 “집단 해임 사유는 일단 비리 혐의이다”라고 말했다.


북한 당국이 취한 숙청 조치는 다음과 같다.


◆도당 조직부장 철직(직위를 포함한 모든 당적 행정적 지위 박탈)


◆도당 선전비서와 근로단체부장, 배전부(전력 담당) 비서 해임 


◆신의주시 인민위원회 위원장 강직(하급 직으로 강등)


◆시보안서장 및 수사과장, 감찰과장 및 시당 간부 10여 명 해임


◆당 처벌 10여 명(당 차원의 경고) 


신의주 소식통은 “며칠 사이에 도당을 실질적으로 움직이는 조직부장과 선전비서가 해임·철직되고 시인민위원장까지 강직되자 신의주 간부들이 넋이 나간 상태”라고 말했다.


해임된 선전비서는 평안북도 내에서 당 서열 3위로 김일성, 김정일 우상화 사업 및 주민 교양 등을 책임지는 중책이다. 조직부장과 근로단체부장도 각각 실질적인 권력서열 4위와 10위권의 핵심 요직이다. 도당 조직부장은 도당위원회의 실질적인 사업 주체로 책임비서와 조직비서에 대한 감찰 임무도 있다. 이들의 인사권은 중앙당 조직지도부에서 직접 관할한다.


따라서 최근 폭풍군단 등의 검열대가 내려온다고 해도 선전비서와 조직부장, 근로단체부장을 한꺼번에 비리 혐의로 처벌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이 탈북자들의 중론이다. 


자유조선방송 장성무 부대표는 “당국이 비리혐의만으로 평안북도 실질적 권력 순위로 3위와 4위, 10위권 인물을 한꺼번에 날려버릴 가능성은 낮다”면서 “내부적으로 간첩단 사건 등 스파이 혐의가 추가됐을 가능성도 있다. 그래야 주민들이 납득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정보 당국도 평안북도에서 발생한 주요 간부 철직 해임사건에 대한 정보를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보 당국 관계자는 “비리 혐의로 평안북도 상당수의 간부들이 해임됐다는 첩보를 입수했다”라고 말했다.


도당 핵심 간부 및 시 기관의 주요 간부들이 동시에 문책성 숙청을 당한 이례적인 사건이 발생하자 평안북도 당조직뿐만 아니라 타 지역 지방당위원회도 충격이 큰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소식통은 “주요 간부들의 잇단 철직 해임으로 간부들이 긴장하고 있다”며 “갑자기 간부들을 갈아치운 데 대해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평안북도 도당 책임비서는 이만건이다. 전임 김평해 비서는 지난해 당대표자회에서 당 간부부장에 오르는 등 김정일의 측근 인물로 꼽히고 있다. 이번에 해임된 시당 조직부장은 김평해의 아들이다. 단순 비리 사건으로 중앙당 간부부장의 아들까지 해임되자 신의주 현지에서도 의아해 하는 분위기다.  


따라서 이번 숙청이 김정은의 당 조직 장악을 위한 인적 쇄신 작업의 일환일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김정은은 최근 들어 보위기관에 대한 조직 정비를 마치고 당 조직에 본격적으로 손을 대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평양과 가까운 평안도 지역에 대한 ‘간부 물갈이’를 통해 지방 간부들을 향해 김정은에 대한 충성을 강요하기 위한 작업이라는 것이다. 일종의 ‘윽박지르기’ 전략으로 간부들을 다잡고 있다는 분석이다.  


북한은 올해 초 주상성 인민보안부장과 이태남 부총리를 해임하고 김정일의 최측근으로 분류됐던 류경 보위부 부부장을 처형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앙 차원의 물갈이를 마무리하고 지방권력을 향해 본격적으로 칼을 꺼내들었다는 관측이 점차 현실화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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