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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안남도 문덕군 문덕읍 협동농장 관리위원장과 초급당비서가 이달 5일 국가재산 횡령 등의 죄목으로 공개처형 됐다고 내부 소식통이 30일 알려왔다.
소식통은 “공개처형은 문덕군에 위치한 공설운동장에서 1만여 명의 주민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진행되었다”면서 “가족들은 모두 관리소(정치범수용소)로 끌려 갔다”고 말했다.
“도당에서는 전국지식인대회(11월30일∼12월2일) 평안남도 참가자들이 평양시 참관일정을 마치고 이날 공설운동장에 집결, 이번 총살을 지켜보게 할 정도로 사건을 엄중하게 처리했다”고 말했다.
이날 처형된 읍 협동농장 관리위원장과 초급당비서는 모두 김일성과 김정일과 면담을 했고, 특히 관리위원장은 김정일에게서 노력영웅칭호까지 받을 정도로 당국의 신임을 받아온 인물인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에 따르면, 두 사람은 군량미와 원호미(주민들의 인민군대 지원 쌀)로 할당된 수십 톤에 달하는 식량을 몰래 빼내 농장 트럭에 싣고 식량 사정이 어려운 타 도시의 시장에 내다 판 혐의로 기소됐다.
평안남도 문덕군은 숙천군과 함께 북한의 주요 곡창지대이다. 김일성은 생전에 이곳을 수십 여 차례 방문해 식량 증산을 독려했다. 1997년 북한농업담당비서 서관히가 간첩혐의로 총살 당할 때 숙천군 협동농장 관리위원장(노력영웅)도 같은 죄목으로 처형당할 정도로 북한 농업 생산에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또한 관리위원장과 초급당비서는 농장세대 수를 허위 기재하는 방법으로 지원 돼지(북한은 지난 1998년부터 인민군의 고기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해마다 매 농장세대별로 70kg이상의 돼지를 의무적으로 바치게 하고 있는데 이를 지원돼지라고 한다)수십 마리를 불법으로 빼돌린 죄도 인정된 것으로 밝혀졌다.
이들의 범죄 행위는 올해 여름 새로 집을 지으면서 비리 혐의가 눈에 들어나기 시작했다고 한다. 관리위원장은 바쁜 농사철에도 협동농장 농장원들을 동원해 새로 집을 지을 정도로 전횡이 심각했다고 한다.
또 다른 소식통은 “집으로 통하는 출입문이 총 7개로 모두 중국산 철문(재판과정에서 출입문 하나당 1백 달러에 달했다고 밝혀짐)을 설치할 정도로 사치스런 주택이었다”고 말했다.
또한 젊은 여성 몇 명을 장기 환자로 진단을 받게 해서 농장 작업을 면제시킨 다음, 자신의 집에서 허드렛일까지 시켰다고 한다. 이러한 불법 행위가 날이 갈수록 확대되자 결국 상부에 꼬리가 잡히게 된 것. 초급당비서에 대한 가택수색 과정에 3kg짜리 금괴와 달러 뭉치가 발견됐다고 한다.
소식통은 “요즘 들어 간부들이 총살당하고 감옥에 가는 것이 정말 많다”고 하면서 “관리위원장이 그 정도이니 그 위에 있는 사람들이야 얼마나 떼어 먹겠는가”라고 말했다.
북한 당국은 올해 8월 함경북도 연사군 외화벌이 책임자를 총살시킨 데 이어 평안남도 순천 비날론 연합기업소 기계 유출 혐의로 주모자 박기독을 처형하는 등 하층 간부들을 대상으로 대대적인 처형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