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트하우스’ 같이 본 북한 청년들, 10~12년 노동교화형

SBS 드라마 ‘펜트하우스’ 포스터. /사진=공식 홈피 캡처

북한이 지난해 말부터 외부 정보 및 문화 콘텐츠 유입‧유포를 강력 통제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 평안남도 평성시에서 20대 청년들이 한국 영화를 시청하다 적발돼 10년 이상의 노동교화형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11일 데일리NK 내부 소식통에 따르면, 지난 3일 평성시 경기장에서 남조선(남한) 드라마를 시청하다 적발된 최 모(20대 초반) 씨 외 친구 3명(남1, 여2)에 대한 공개 재판이 진행됐다.

재판은 다음과 같이 진행됐다. 일단 4명의 청년은 손에 족쇄를 채운 상태에서 연단에 끌려나왔다. 방청객으로는 평성시 안의 공장 기업소와 대학교, 초‧고급중학교(우리의 중‧고등학교)에서 차출된 대표들이 참가했다.

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차원에서 일부 인원을 차출하면서도 일종의 공포 분위기 조성을 최대한 강구했다고 볼만한 대목이다.

일단 이들은 지난달 25일 최 씨 생일을 기념해 같이 모여 저녁 늦은 시간까지 한국 드라마를 적발한 혐의를 받았다.

공개 재판 때 메모리(USB나 SD카드) 안에 남조선 영화 및 드라마 30여 편과 뮤직비디오 등이 삽입돼 있었다고 지적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인기리에 방영되고 있는 SBS 드라마 ‘펜트하우스’도 포함돼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 당국의 입장에서 보면 지난해 말 제정된 ‘반동사상문화배격법’을 어긴 셈으로, 최 씨는 12년 교화형, 나머지 3명은 11년과 10년형을 선고받았다.

앞서 북한은 지난해 12월 한국과 미국, 일본 등 외부 영상물 유포자 및 시청 주동자를 최대 사형에 처하고 관련자도 최대 15년 노동교화형에 처하는 등의 내용이 포함된 ‘반동사상문화배격법’을 제정했다.

소식통은 “전국적으로 불법영상물, 특히 한국 영화나 드라마 시청에 대한 유례없는 강력한 통제가 진행되고 있다”면서 “현재는 이 청년들과 관련된 대상들까지 불러들여 조사가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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