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섹 “북핵 최대 승자는 군수업자와 코미디언”

북한 핵실험 사태와 관련해 최대 수혜자는 코미디언과 군수업자라고 월가의 경제전문 칼럼니스트 윌리엄 페섹이 지적했다.

페섹은 17일자 블룸버그 기명 칼럼에서 “코미디언들이 북핵 사태를 외교관들보다 더 잘 파악하는 것 같다”고 비꼬면서 보잉과 록히드 마틴, 노스롭 그루먼, BAE 시스템스와 레이시언 등 군수업체들도 표정 관리가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페섹의 칼럼을 간추린 것이다.

<북한 핵실험 사태를 지켜보면 외교관들보다 코미디언들이 상황을 더 잘 파악하는 것 같다. 제이 리노는 NBC ‘투나잇쇼’에서 “민주당이 부시의 북한 정책을 공격하자 부시 대답은 ‘그렇지, 나한테는 북한 정책이 (아예) 없는데’라고 대답했다”고 비꼬았다. 데이비드 레터맨도 CBS ‘레이트쇼’에서 “부시가 ‘북한이 핵실험을 했는지 확인하려면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했는데 맞는 얘기”라면서 “(이라크 사태와 관련해) 대량살상무기 때도 그런 태도를 취했지 않느냐”고 지적했다. 코미디 센트럴 채널의 ‘더 데일리 쇼’에 나온 존 스튜워트도 “미국이 과거에는 이디 아민이나 무아마르 카다피 같은 괴짜 독재자들과 맞닥뜨렸으나 지금은 김정일에 의해 세계의 안보가 위협받는 딱한 상황에 처했다”고 비꼬았다. 굶주리는 2천300만 북한인도 이번 사태의 패자임이 분명하다. 이처럼 패자가 있다면 승자가 있게 마련이다. 누가 승자고 누가 패자인지를 가리는 일이 쉽지는 않다. 이번 사태와 관련해 부시 대통령과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 그리고 노무현 대통령은 모두 패자다. 6자회담도 사실상 실종됐다. 부시는 ‘악의 축’을 얘기하면서 한쪽은 공격하고 다른 두쪽과는 타협하길 거부하고 있다. 후진타오도 이제 북한을 경제적으로 돕는 것이 평양측에 이렇다할 지렛대 역할을 못한다는 것을 깨닫게됐다. 노무현도 ‘햇볕 정책’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됐다. 그렇다면 승자는 누구인가. 단연코 코미디언들이다. 티나 페이는 “한반도 유사시 미국이 해병대의 70% 투입을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말문을 연뒤 “그런데 부시에 따르면 이란에도 또다른 70%를 투입하게되며 이라크에는 또다른 70%의 해병대를 유지한다고 한다”고 비꼬았다. 말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일본의 아베 총리도 승자다. 그는 북한 핵실험 사태로 일본 무장화의 명분을 얻었다. 이 때문에 미국과 일본이 더욱 가까워졌으며 안보리 상임이사국 확대시 자리를 얻으려는 일본의 입지도 강화됐는지 모른다. 그러나 뭐니뭐니해도 최대의 승자는 군수업계다. 뱅크 오브 아메리카 캐피털 매니지먼트 관계자는 “군수업계가 앞으로 무기 장사하기 더 좋아졌다”고 강조했다. 세계 군사비는 실질 지출 기준으로 지난 1996년에서 2005년까지 34% 상승했다는 것이 스톡홀름 소재 국제평화연구소 분석이다. 이 기간에 미국은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에서 전쟁을 일으켰다. 중국과 인도의 군비 증강도 이뤄졌고 중동 산유국 역시 군비 확충에 관심을 가졌다. 아시아에서도 군비 경쟁이 가열되면서 보잉, 록히드 마틴, 노스롭 그루먼, BAE 시스템스와 레이시언 같은 군수 대기업의 비즈니스가 이미 뜬데 이어 더욱 탄력을 받을 것이다. 전세계 군비 지출은 지난해 기준으로 대략 1조2천억달러로 불어났다는게 국제평화연구소 집계다. 일본 역시 북한 사태를 빌미로 군비 확장에 적극적으로 나설게 뻔하다. 일본은 그간 경제 대국임에도 불구하고 군비 지출이 국내총생산(GDP)의 1% 가량에 불과했다. 뉴질랜드 정도 수준에 그쳤다. 이런 일본이 군비 확충에 본격적으로 나설 경우 최대 수혜자는 물론 미국이 된다. 아시아 군비경쟁 가속화는 역내 위험 가능성을 높이는 것으로 이로 인한 투자자들의 불안은 증권보다는 채권시장에 도움이 되는 요소다. 이제는 누구도 북핵으로 놀라지 않는다. 기정사실이기 때문이다. 태국 쿠데타나 맨해튼에 소형 항공기가 충돌했을 때 정도의 충격만이 금융시장에 미칠 뿐이다. 북한 핵실험 사태를 코미디언들이 화제로 삼고 있으나 걱정은 이것이 그렇게 우스꽝스런 일이 아니라는 점이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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