윌리엄 페리 전 미국 국방장관은 5일 “북한이 핵실험을 단행할 경우 30년여 간의 동북아의 평화와 번영의 시기는 종식될 것”이라고 밝혔다.
페리 전 장관은 5일 미 스탠퍼드대 아태연구소(APARC)와 연합뉴스가 공동 주최한 동북아 국제심포지엄의 기조연설을 통해 “북한이 3차 핵실험을 강행한다면 미국 정부와 대화 창구를 여는데 어려워질 것”이라고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은 너무 멀리 나갔다”면서 “대화가 재개 된다면 당근과 채찍이 과거보다 더 강화된 형태를 띠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의 이런 언급은 1999년 평양을 방문해 조명록 제1부위원장 등과 만나 양국 현안을 논의한 뒤 같은 해 10월 클린턴 정부 후반기의 대북 포괄해법인 ‘페리 프로세스'(Perry Process)의 연장선으로 북한의 잘못된 행동에 대한 제재 원칙은 고수하되 비핵화에 대한 당근을 적절히 구사해야 된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대북 포용을 기조로 한 ‘페리 프로세스’는 상호 위협을 줄이면서 ▲북한의 미사일 발사 중지와 미국의 대북경제제재 해제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 중단 ▲미북, 북일 관계정상화와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등을 골자로 한 3단계 접근방식을 말한다.
페리 전 장관은 또 “우리가 바라는, 원하는 북한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의 북한과 대처해야 한다”며 “희망에 찬 생각은 문제 해결에 도움이 안된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의 선제적인 핵시설 공격과 관련, “군사작전은 오늘날 유효하지 않다”며 “1994년에는 모든 핵시설 역량이 한곳에 집중돼 있었지만 지금은 어디에 위치해있는지 모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