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사 이념성향 드러낸 판결, 과연 정당한가?

지난 6일 마은혁 판사가 미디어 법 개정안 처리를 막기 위해 국회 로텐더홀을 점거한 혐의로 기소된 민주노동당 관계자 12명에게 공소기각 판결을 내려 논란이 일고있다.


이 판결이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키고 있는 원인은 크게 마 판사가 공소기각을 하면서 내세운 판결 이유와 그가 우리법연구회 소속 판사로 진보신당 노회찬 대표와 관련된 후원모임에서 후원금을 낸 이념적 색채가 뚜렷한 판사라는 두 가지 이유를 들 수 있다.


사실 위의 두 가지 이유가 꼭 연관성을 갖는 것은 아니다. 즉, 판사의 공소 기각 판결에 대한 법리적인 의견은 검찰의 공소권의 범위나 판사의 공소권 남용에 대한 판단 권한 등에 대한 법리적인 논의를 통해 그 정당함을 논의하면 된다.


그리고 노회찬 후원 모임에 후원금을 냈다는 사실 자체는 판사라는 직분을 가진 자가 특정 정치적 이념과 정치인을 어느 정도까지 지지하는 것이 타당한가의 문제에 대한 논의로 그 행위의 적절함을 논의하면 될 것이다.
 
그러나 이번 마은혁 판사 판결의 가장 큰 문제점은 이 두 가지 논점들이 이어지는 지점, 즉 마 판사라는 좌파 이념을 가진 개인이 판사라는 공인으로서 그의 이념적 성향을 강요하기 위해 법리적으로 정당화 될 수 없는 판결을 내렸다는 데 있다.


이는 그가 공소기각의 이유로 든 국회 점거농성을 벌인 민주당 당직자들은 제외하고 민주노동당 당직자들만을 기소한 것은 공소권 남용이라는 이유가 당시의 정황 등을 고려할 때 어떠한 법리적인 지지도 받을 수 없다는 점뿐만 아니라 마 판사를 옹호하는 세력들조차 판결의 정당성에 대한 논의는 생략한 채 그의 정치적 이념과 우리법연구회에 대한 보수 언론들의 공격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는 상황에서도 반증된다.


좌파는 자신들의 이념적 지향을 관철하기 위해 그럴듯하지만 뒤틀린 추상적 원리에 기반을 두어 전통과 제도에 대한 도전을 시도하는데 그러한 도전은 지극히 비민주적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마 판사의 사례 또한 그러한 한 예로 그는 자신의 이념적 성향을 강요하기 위해 법리적으로 전혀 지지 받을 수 없는 뒤틀린 이유로 스스로의 엄격함으로 사수해야 하는 우리 사회의 기본적 원칙 중의 하나인 사법부의 독립을 스스로 훼손한 것이다.


이러한 사례는 여전히 자신의 이념적 지향을 강요하기 위해서는 이 사회가 지켜야 할 가장 본질적인 부분까지도 얼마든지 훼손할 수 있다는 좌파들의 유아적인 의식을 이 사회의 가장 책임 있는 공인 중의 한 사람인 판사에게서 보는 듯하여 씁쓸함을 더 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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