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 타임즈 “北, 경제 고립 탈피 준비”

북한이 최근 경제개혁을 추진하며 평양 시내에 새 경제인 계급이 등장하는 등 ‘경제 고립(economic cold)’에서 벗어날 준비를 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3일 보도했다.

FT는 지구상에서 가장 완고한 공산주의 국가인 북한이 지금 자본주의 열망에 휩싸여 있다면서 이같이 전했다.

북한은 특히 남한이 농업사회에서 중공업 국가로 변모하는 것을 가속화시킨 삼성과 현대 등 일명 ‘재벌’과 비슷한 대기업의 성장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고 FT는 설명했다.

평양 시내 국영 상점들은 현재 부강과 대성, 승리, 릉라 88 등 주요 기업들이 생산한 약품에서 오토바이까지 다양한 상품을 선전하고 있다. 이들 기업 지배인들은 국내는 물론 해외 시장에 진출하는 꿈을 갖고 있다.

부강사(社)의 한 간부는 “중국 일부 지역에서 우리 광천수는 프랑스 에비앙보다 2배 비싸다”면서 “세계 소비자들이 현재 우리 상품의 질이 낮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우리는 선진국 제품들보다 뛰어난 품질의 상품을 생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영어를 완벽하게 구사하는 그는 또 앞으로 남한과 중국 시장 진출에 주력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1979년 설립된 부강의 이 같은 수출 지향적 팽창 정책은 몇 년 전만 해도 생각조차 하지 못하는 것이었으나 2002년 도입된 경제개혁 조치의 영향이 부강을 비롯한 사회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가격 자유화와 임금의 신축성 제고 등을 골자로 하는 경제개혁 조치는 세자릿수 물가 상승률을 야기해 일반 서민들이 쌀을 구입할 수 없는 부작용도 초래했으나 더 많은 재량권을 위임받은 일부 기업들은 이후 번영을 구가하고 있다.

자본금이 2천만달러인 부강사의 경우 연간 매출액이 1억5천만달러에 달해 25억달러로 추정되는 북한의 연간 무역액에서 의미 있는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과 쿠바, 독일, 불가리아, 스위스, 파키스탄, 말레이시아, 이집트, 시리아, 에티오피아 등에 지사와 주재원을 두고 있는 부강의 주수출품은 콩에서 추출한 혈액 정화제인 ‘로열 블러드 프레시’이며, 이 제품은 한국이나 일본제보다 안전하다고 부강은 선전하고 있다.

한편 북한 기업들은 최근 달러화 위조와 돈세탁 혐의 등에 따른 미국의 금융제재를 피하기 위해 새로운 은행 채널을 찾고 있으며, 이 같은 주장이 사실로 드러나면 미 관리들이 잔뜩 긴장할 것으로 FT는 분석했다./연합

소셜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