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월 前국무 방한…북핵논의 `관심’

콜린 파월 전 미국 국무장관이 16일 방한 일정을 시작했다.

파월 전 장관의 방한은 명목상 전국경제인연합회 초청에 의한 것이기는 하지만 17일에는 카운터파트였던 반기문(潘基文) 외교통상부 장관을 만나고 이튿날에는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을 예방할 예정이어서 그의 방한 행보에 적지않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그의 방문은 이 달 말 제4차 6자회담을 앞두고 한.미.일.중.러 등 관계국들이 활발히 접촉, 회담 대응 방향과 방식, 의제 등을 놓고 긴밀한 협의를 벌이고 있는 가운데 이뤄지는 것이기 때문에 노 대통령 및 반 장관과의 면담이 단순한 의전적인 행사로만 그치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파월 전 장관이 지난 13개월여간의 회담 중단 기간에 미 국무장관으로서 회담 재개에 힘을 쏟았던 인물이라는 점에서 이번 방한기간에 4차 6자회담을 앞두고 그가 구상해 온 북핵문제의 해법을 우리 정부에 가감없이 전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특히 16일 제주도에서 열리는 전경련 주최 만찬에는 6자회담 미측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태 담당 차관보도 참석할 예정이어서, 북핵문제에 대한 전ㆍ현직 ‘실세’들의 북핵문제 해법에 대한 의견교환도 있을 것으로 보여 주목된다.

2000년 부시 1기 행정부 출범과 동시에 국무장관에 선임돼 올 초까지 오랜기간 국무장관을 지낸 그는 2002년 10월 2차 북핵위기가 터진 이후 3자회담과 세 차례의 6자회담을 이끌어 내며 북핵문제를 외교.평화적으로 풀기 위해 미 행정부 내에서 나름의 역할을 해 온 ‘비둘기파’의 대표적인 인물이다.

하지만 파월 전 장관의 이런 행보가 비록 현재의 한미 ‘북핵팀’에 조언을 해줄 수 있을 지는 몰라도 그의 견해가 미 행정부의 정책에 큰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외교부 당국자는 16일 “미국사회는 현직에서 물러나면 정책에 그다지 영향을 주지는 못한다”며 “다만 파월 전 장관이 얼마전까지 북핵문제를 다뤄왔기 때문에 우리 정부에 조언은 해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게다가 막강한 파워를 지닌 국무장관으로 재직할 당시에도 딕 체니 부통령,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 등 ‘매파’로부터 심한 견제를 받아왔던 그였기에 퇴직 이후의 미 행정부에 대한 영향력은 말할 필요도 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그는 부시 행정부가 들어서자 마자 클린턴 행정부의 대북정책을 발판으로 북핵문제를 풀어갈 것이라고 강력하게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하지만 부시 2기 행정부의 대북정책은 1기 때 득세해온 체니 부통령과 럼즈펠드 국방장관 등 매파보다는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과 힐 차관보 등 ‘비둘기파’에 가까운 인물들에 의해 점차 더 많은 영향을 받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따라서 비둘기파의 수장으로 평가되던 그가 퇴임 이후 처음 방문한 데다 6자회담 개최를 앞두고 관련국들이 실질적인 진전에 머리를 싸매고 있는 와중에 대통령과 외교장관은 물론 북핵문제에 상당한 권한을 위임받은 힐 차관보까지 만난다는 점에서 그의 방한 행보는 적잖은 관심을 끌어모으고 있다.

전경련을 비롯한 재계 인사들과의 만남에서도 북한문제가 직.간접적으로 거론될 것이 분명해 보인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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