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정세가 한치 앞을 내다 볼 수 없는 상태에 접어들었습니다. 미국의 트럼프 정부는 이전 정부의 ‘전략적 인내’ 정책을 폐기하고 ‘최대 압박과 개입’이라는 새로운 전략을 수립했습니다. 올해 안에 북핵 문제에 대한 해법을 어떻게든 마련하겠다는 것으로 그 결과는 대타협이 될 수도 있고 군사적 해결이라는 최악의 상황이 닥칠 가능성도 있습니다.
새로운 전략에 따라 트럼프 정부는 본격적인 행보에 들어갔습니다. 미국의 전략자산인 항공모함 전단을 이미 한반도 인근해역으로 출동시켰고 한국과 중국을 비롯한 관련국들과 협의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특히 지난 6일 미중 정상회담에서 북핵문제에 열쇠를 쥐고 있는 중국과 모종의 협의를 마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시진핑 중국 주석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수뇌(정상)회담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이야기가 오갔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이후 중국의 행동을 보면 상당한 의견접근이 이뤄진 것으로 분석됩니다.
이를 위해 트럼프 정부는 중국과의 무역전쟁에서 상당한 양보안까지 내놓았습니다. 이에 호응하듯 중국은 수뇌회담 전후로 이미 자국에 들어와 있던 북한산 석탄을 다시 돌려보내고 북한 관광을 전면 중단시켰다는 보도도 나오고 있습니다. 또 환구시보를 비롯한 관영매체를 통해 핵시험 등 추가도발이 이뤄질 경우 원유공급을 중단하는 등 강력한 조치를 취하겠다는 뜻을 연일 내보내고 있습니다.
여러 정황을 볼 때 일단 트럼프 정부는 중국을 통한 강력한 압박에 집중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그러나 중국의 압박이 기대치에 미치지 못한다고 판단하면 미국과 동맹국을 중심으로 독자적 조치를 취하겠다는 뜻도 분명히 하고 있습니다. 독자적 조치가 무엇인지 명확히 밝히진 않았지만 군사적 조치일 가능성이 높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입니다. 이미 트럼프 정부는 자국민을 화학무기로 학살한 수리아(시리아)를 향해 군사적 조치를 단행했으며 아프가니스탄의 테로(테러)분자들에게 ‘폭탄의 어머니’라 불리는 초강력 폭탄을 사용한 바 있습니다.
이제 선택은 김정은 정권에게 달렸습니다. 만일 김정은이 미국과 중국의 경고를 무시하고 핵시험과 장거리 미사일 시험발사를 강행한다면 한반도 정세는 파국으로 치달을 수밖에 없습니다. 중국이 공언한대로 원유공급을 비롯한 전면적인 대북제재를 시행하게 되면 북한 경제는 심각한 타격을 받게 됩니다. 북한의 전체 무역에서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중국이 나선다면 그동안 유엔과 미국이 실시해온 대북제재와는 차원이 다르다는 걸 누구보다 북한 당국이 잘 알고 있을 겁니다.
만일 중국이 결단을 못 내리고 미적거린다면 상황은 더 심각해집니다. 중국을 통한 압박이 소용없게 되면 미국과 동맹국들은 선택의 여지없이 독자적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게 됩니다. 미국은 군사적 선택을 포함해 모든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고 수차례 밝혀 왔습니다. 가장 현실적이라고 생각한 중국을 통한 대북압박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북한의 핵개발을 저지하기 위해 선제타격도 실행할 수 있습니다. 김정은 정권은 미국이 자신들을 선제타격할 경우 한반도에서의 전면전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위협하고 있지만, 세계 최강인 미군의 전력이 움직일 경우 이는 곧 김정은 정권의 멸망을 의미하고, 북한은 6·25전쟁 직후와 같은 폐허상태가 될 것입니다.
이것을 막는 방안은 현재 하나밖에 없습니다. 넘어서는 안 될 금지선인 핵시험과 장거리 미사일 시험발사를 중단하는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미국과 중국은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대화의 장을 마련할 것입니다. 기존의 6자회담이 되었든 4자회담이 되었든 형식은 상관없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사업가 출신입니다. 만일 김정은 정권이 적절한 타협안을 내놓는다면 이를 받아들일 가능성도 있습니다. 협상을 통해 얼마든지 국제적 고립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말입니다.
위기가 오히려 북한의 입장에선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국제사회를 자극하는 추가도발을 중단해야 합니다. 선택은 김정은에게 달려 있습니다. 이제 대타협과 파멸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할 때가 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