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샹젤리제서 북한 그림 첫 경매

즐거운 얼굴의 건설 노동자와 결연한 표정의 전투원, 수줍은 미소의 꽃장수들.

경매업체 아트큐리얼(Artcurial)은 27일 프랑스 파리에서 평범한 사람들의 모습을 담고 있는 북한 그림들을 경매에 부친다.

아시아 현대 미술품 판매의 일환으로 실시되는 이번 행사는 비밀스런 북한의 예술생활을 엿볼 수 있는 모처럼의 기회다. 북한은 적어도 겉으로는 즐거운 표정의 변하지 않는 세계이면서 화려하게 치장된 사회주의 리얼리즘을 추구하고 있다.

‘건설 공사장의 아침’과 ‘신작로를 따라서'(이상 김홍일作), ‘철도 건설자들'(이철령作) 등 이번에 소개되는 작품들 역시 최근 10년 사이에 그려졌지만 1930년대 소비에트 예술이 추구했던 영웅적 스타일을 재생하고 있다.

이번 경매에서는 ‘1211 부대의 군인들’이나 ‘당 노동자의 이야기’, ‘꽃장수’ 등의 타이틀이 붙은 영화 포스터들도 판매된다. 이들 포스터는 모두 종이에 그려졌으며 흔들림 없이 낙관적 기조를 유지한다는 점에서 예외가 없다.

‘경애하는 지도자’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열렬한 영화 애호가로 알려진 가운데 그동안 북한 예술가들에게 극장은 자신들의 작품을 발표할 수 있는 주요 무대로 기능해 왔다. 그들은 또한 웃는 노동자나 군인들의 포스터를 통해 주체사상을 표현해 왔다.

프롤레타리아를 표방하는 북한 미술품의 경매행사가 화려한 샹젤리제 거리 인근의 다소호텔에서 열리는 것이 다소 어울리지 않는 면이 있지만 서구사회로서는 유물이 되어버린 옛 공산주의의 추억에 빠져들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도 하다.

이번 경매에서 주요 작품들은 1천500-1천800유로, 영화 포스터는 500-800유로에 거래될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최근 각광받고 있는 다른 아시아권의 미술품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이지만 작품의 희귀성이나 독창성에 관심을 갖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는 게 주최측의 설명.

아트큐리얼의 중국미술품 전문가인 피아 코페르는 “내가 아는 한 북한 미술품이 해외에서 경매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면서 이번 경매와 관련해 특히 한국의 미술품 판매업자로부터 엄청난 문의를 받았다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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