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랗게 변한 문광욱 일병 차마 볼 수 없었다”

“하얀 천으로 덮인 문광욱 일병을 보았다. 정말 화가 났다. 북한이 무엇이 길래 이렇게 한 사람의 인생을 빼앗아 가는지, 도대체 왜 이 수많은 사람들을 다치게 하고 공포와 불안에 떨게 하는지…”


해병대 사령부가 14일 공개한 연평도 근무 장병들의 수기 중 한 의무병의 기록이다.


해병대 사령부는 지난달 23일 벌어진 연평도 포격 사태 당시 전투에 참가했던 해병대원들의 수기를 종합, 책으로 발간하는 사업을 진행 중이다. 현재 장병 12명의 수기가 공개됐다. 


이날 공개된 수기에서 강병욱 이병은 “문광욱 일병을 비롯한 많은 환자들이 의무실에 왔고 의무실은 신음소리와 피로 가득찼다”면서 당시 상황을 전하고 있다.


강 이병은 수기에서 “지나가야 할 통로마다 환자로 가득 차 의료물품 전달이 쉽지 않았다”면서 “의무병들은 번갈아가면서 문광욱 일병에게 심폐소생술을 실시하고 있었고 나는 수액을 놓기위해 주사를 꽂으려 했지만 너무나 떨려 할 수 없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의무물자를 전달하기 위해 이리저리 뛰어다니다가 의식을 잃고 죽어가는 문광욱 일병을 보았다. 그를 어떻게 해야할 지 몰랐다. 몸 색깔이 파랗게 변해가고 있는 그에게 다가가기가 두려웠다”면서 “숨이 끊긴 문광욱 일병을 앰뷸런스에 싣는데 너무 죄송했다. 살리지 못해 차갑고 파랗게 변한 그를 차마 볼 수 없었다”고 안타까운 심정을 드러냈다.


의무실 예방의학담당관 이재선 하사는 자신의 수기에서 “자신의 야전상의 내피를 벗어 지혈해주는 대원, 소리치며 의식을 잃어가는 전우를 부르는 대원, 포탄 파편으로 고통을 호소하는 대원 등 의무실은 아수라장이었다”면서 당시 긴박했던 상황을 전했다.


이 하사는 “한 대원은 팔과 다리가 아프다고 해서 정확한 환부 파악을 위해 전투화를 벗겼다. 그러자 전투화에 담겨있던 피가 쏟아졌다”면서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상황과 모습에 그 누구도 먼저 말을 꺼내지 못했고 암담한 현실만 눈앞에 있었다”고 말했다.


연평도 포격 사태 당시 ‘미적지근한’  대응을 했다는 외부의 비판에 반박하는 내용도 있었다.


제7포병중대장인 김정수 대위는 “북한의 포격에 타격을 입은 3포는 사격불가능이라고 판단했었다. 대원들의 귀는 먹고 사격통제기는 손상을 입었다”면서 “하지만 3포반장의 ‘수동으로 사격임무에 가담하겠다’라는 보고를 듣고 힘이 나고 고마웠다”고 말했다.


김 대위는 “갑작스런 적의 기습 포격으로 선제타격을 받은 중대원들은 적의 위협에 목숨을 걸고 임무를 수행했다”면서 “상·하 간 서로를 챙기면서 긴박한 상황에도 흔들림 없이 임무를 수행해준 중대원들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나를 비롯한 중대원들은 우리의 영토와 국민에게 해를 끼친 북괴군에 대한 적개심이 하늘을 찌르고 있다. 적이 추가 도발을 한다면 모조리 가루로 만들어버릴 것”이라면서 강력한 대응을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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