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란 눈’의 통일부 정책평가위원 피터 벡

“통일정책평가회의의 구성이 진보와 중도, 보수 성향 인사들이 망라된 초당파적이더군요. 정책평가회도 비판적인 질문이나 자유로운 토론 등 건설적인 분위기속에서 진행돼 보기 좋았습니다.”
‘파란 눈’의 한반도 전문가인 피터 벡(38) 국제위기감시기구(ICG) 동북아사무소장은 3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처음 회의에 참석한 소감을 이렇게 밝혔다.

자칭 ‘386 한국 전문가’인 벡 소장은 한국기업연구소(KEI)를 떠나 지난해 8월 국제위기 예방 및 해결을 위한 다국적 전문연구기구인 국제위기그룹(대표 가네트 에번스 전 호주 외무장관)의 동북아사무소장으로 임명돼 서울에 왔다.

‘통일정책 평가위원 자격으로 북핵문제 해결 전망을 들려달라’고 요청했더니 그는 대뜸 “북핵문제는 정말 돌파구를 찾기가 어려운 것 같다”면서 그 이유로 “부시 대통령이나 김정일 국방위원장 모두 핵문제 해결의 의지가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벡 소장은 이런 상황에서 ‘차선책’으로 조지 부시(시니어) 전 대통령 등 미국의 고위급 인사를 특사로 북한에 보내 김 위원장과 직접 대화를 시도하는 방안 등을 제시했다. 그는 “지난 주 제주도에서 열린 국제회의에서도 이 같은 제의가 나왔는데 부시 행정부는 특사 파견 등에 대해 관심이 없는 것 같다”고 안타까워했다.

벡 소장은 이어 “미국이 그토록 비난했던 중국과도 관계 정상화를 한 만큼 북한이 나쁜 점이 있더라도 자꾸 설득해 문제를 해결할 생각을 해야지 경제제재 등 처벌할 생각만 하면 무슨 일을 할 수 있겠는가”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아울러 “미국정부가 특사를 보내기 어려우면 북한문제에 관심이 많은 영국이나 호주, 뉴질랜드의 총리 등을 보내 제3국 인사의 중재로 대량살상무기 및 핵문제를 타결한 리비아식 모델을 적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 출신으로 버클리대에서 한국어를 전공한 그는 오랫동안 한반도 문제에 천착해 온데다 “저는 키는 좀 크지만 싱거운 사람은 아니다”고 말할 정도로 한국어가 유창한 편인이어서 정책평가회의에서도 의욕적인 활동이 예상된다.

통일부 관계자는 “남북관계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내부 검토를 거쳐 정책평가위원으로 위촉했다”면서 “소정의 회의 참석비밖에 드리지 못하는데도 벡 소장이 흔쾌히 승락해줘 고맙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벡 소장 이전에 정책평가위원에 위촉된 외국인은 제프리 존스 주한 미국상공회의소 전 회장이 유일한 인물이었으며 지난 한해 활동했다.

통일정책평가회의는 연간 2회 열리며 필요시 위원장이나 장관이 수시로 개최할 수 있다.

2005년도 평가위원회 위원장은 위원들의 호선으로 최상룡 고려대 교수(정외과.전 주일대사)가 선출됐으며 벡 소장은 지난달 30일 위원으로 위촉됐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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