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자료취급지침 시대착오적’ 원성높아

최근 평양 관광 및 아리랑 공연 관람 등을 계기로 남측 주민들이 북한을 방문하고 돌아오는 사례가 많아졌다.

방문단이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해 세관 검색을 받는 과정에서 북한 서적 및 영상물을 찾아내려는 세관 공무원의 무작위 검색에 항의하는 일도 그만큼 잦아지고 있다.

12일 인천공항세관에 따르면 남측 참관단의 평양 방문이 시작된 지난달 26일부터 12일 현재까지 참관단들이 지니고 들어온 북한 서적 118권과 가요.영상물 CD 등 204점을 유치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항세관은 앞으로 평양을 방문하고 돌아오는 승객들의 휴대품 검사를 강화해 북한 서적 및 CD 등의 밀반입을 적극 단속하겠다는 방침이어서 방북자들과 마찰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세관에 유치된 서적이나 영상물을 되찾을 수는 있지만 통일부에 사후 반입 승인 신청서를 내고 허가가 나오면 물건을 찾으러 다시 세관을 방문해야 하는 수고를 감수해야 한다는 점에서 사실상 압수 조치나 마찬가지다.

무엇보다 참관단들은 자신들이 직접 눈으로 지켜본 아리랑 공연 녹화 CD까지 반입을 금지하고 있는 세관측의 조치에 납득할 수 없다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지난 10일 취재자료로 쓰기 위해 김일성 회고록 8권과 아리랑 CD 3장을 가지고 들어오다 압수를 당했던 한 방송사 PD는 “이미 방송에서도 수차례 방영이 됐고 인터넷을 통해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이들 자료의 반입을 금지한 것은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 시대 착오적인 조치”라고 말했다.

하지만 통일부는 통상 북한 자료를 의미하는 특수자료 취급지침이 별도로 있어 정부의 사전 혹은 사후 승인이 없는 반입은 불가하다는 입장이다.

지난 2003년 7월 마지막 개정된 이 지침은 ▲북한 또는 반국가단체에서 제작, 발행한 정치적.이념적 자료 ▲북한 및 반국가단체와 그 구성원의 활동을 찬양, 선전하는 내용 ▲공산주의 이념이나 체제를 찬양, 선전하는 내용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부인하거나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부정하는 내용 등을 담은 북한의 간행물, 녹음테이프, 영상물, 전자출판물 등을 특수자료로 분류하고 있으며 특수자료 취급인가를 받은 기관, 단체 및 업체에서만 이들 자료를 취급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김일성.김정일의 초상이 들어간 우표나 화폐도 특수자료로 분류되며 2002년에는 특수자료로 분류돼 반입이 금지된 아리랑 공연 CD의 경우 올해 공연은 당시보다 정치적 색채가 많이 줄어 들었다는 평가를 받았음에도 다시 특수자료로 분류됐다.

또 이 지침에 따르면 개인은 연구 및 저술, 혹은 취재.보도 등 업무와 밀접한 관련성이 있다고 해도 반입 및 소지 등이 불가능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 때문에 지침의 해석이 `눈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식으로 너무 포괄적인 것은 물론 북한 서적 및 영상물에 대한 접근을 지나치게 가로막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김근식 경남대 교수는 “방북자들이 기념품의 성격으로 사서 들여오는 북한 서적이나 영상물에 법적 잣대를 들이댄다는 것은 구시대적 발상”이라며 “규정에 따른 것이라고 하더라도 누구는 하고, 누구는 마는 일관성도 없고 기준도 들쭉날쭉한 단속은 비효율적일 뿐더러 형평성에서도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정부의 한 관계자는 “지침의 해석이 지나치게 포괄적이라는 문제가 제기되고 있는 것은 알고 있지만 아직까지 개정을 검토하고 있지는 않다”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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