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사 방북에 무르익는 남북대화…北 ‘시간벌기용’ 우려도

북, 비핵화 의지 표명 없어…”평화 공세는 한국 이용하기 위한 것”

문재인 대통령이 임명한 대북특별사절단이 방북함에 따라 평창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조성된 남북 대화 분위기가 한층 무르익는 모양새다. 다만 일각에서는 지금의 대화 국면이 북한의 핵 고도화를 위한 시간벌기에 활용될 수 있다는 점을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제기된다.

북한은 평창올림픽을 전후로 대남 평화공세를 취하면서도 비핵화에 대한 의지는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 때문에 자칫 국제사회의 강도 높은 대북제재를 회피하고 핵무기 개발을 위한 시간을 벌려는 북한의 ‘꼼수’에 말려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김태우 건양대 군사학과 교수(전 통일연구원 원장)은 5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현재 북한은 대북제재로 인한 경제적 어려움을 어떻게든 극복 또는 회피해야하는 절박한 과제에 직면해 있으면서도 핵 보유는 기정사실로 만들겠다는 결심도 가지고 있다”며 “두 가지가 상충되는 상황에서 북한이 한국을 이용하기 위해 평창올림픽 참가를 제안하고 대남 평화공세를 펴는 것이라는 점은 의심할 여지가 없는 부동의 사실”이라고 말했다.

북한은 남북관계 개선에 대한 움직임을 통해 국제사회 제재 전선을 완화하려는 의도를 보이고 있고, 동시에 핵무기 대량생산과 실전배치를 위한 시간을 벌겠다는 목적도 가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어 김 교수는 “기왕 대화국면이 펼쳐진 이상, 대북특사단을 만난 김정은이 비핵화에 대한 의지를 표명할지 일단 지켜볼 필요가 있다”면서도 “김정은의 비핵화 의지 표명은 가능성이 희박한 시나리오이기 때문에 한국 정부가 계속 대화에만 매달리는 현상을 보이면 심각한 문제에 봉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북한이 완강하게 비핵화를 거부하는 상황에서도 한국 정부가 대화만을 고집한다면 국제사회로부터 한국이 고립되는 형국이 될 수 있는데다 한미동맹이 소원해지고 국론도 분열되는 양상이 나타날 공산이 크다는 게 그의 판단이다.

실제 미국도 무분별한 대화 분위기를 경계하는 모습이다. 과거 북한이 대화의 기회를 핵·미사일 개발의 시간벌기로 활용해온 전력이 있는 만큼, 대화를 위해서는 비핵화에 대한 북한의 진정성 있는 조치 또는 명확한 입장 표명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마크 내퍼 주한미국대사대리는 앞서 지난달 28일 서울 정동 대사관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를 통해 “비핵화라고 하는 표현된 목표가 없는, 시간벌기용 대화를 원하지 않는다”며 “북한이 우리의 소중한 시간과 기회를 비핵화 달성으로 사용하고 싶다는 의지를 보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대화에 관한 입장은 변함이 없다”면서 “(북한이) 비핵화로 이어질 수 있는 매우 의미 있고 진지한 입장을 표명하게 된다면 우리는 대화에 참여할 의지가 있다. 그런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면 보일 때까지 대화로 가는 길은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가운데 정부는 이번 대북특사단의 방북이 한반도 문제의 본질적 해결을 위한 여건을 마련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데 기대감을 내비치고 있다.

백태현 통일부 대변인은 5일 정례브리핑에서 “특사단은 북측 고위급 관계자들과 한반도 평화 정착과 남북관계 발전을 위한 대화에 나설 예정”이라며 “이번 계기를 통해서 한반도 문제의 본질적인 해결과 지속가능한 남북관계 발전의 여건이 조성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백 대변인은 “이번 특사단이 특히 한반도 비핵화 진전을 위한 북미대화 진입을 견인하는 데 초점이 맞춰진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러한 부분에 있어 긍정적인 분위기가 마련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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