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10일 박근혜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하고 한미동맹 강화와 방위공약을 재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 당국에 따르면, 트럼프 당선인은 이날 오전 10시경부터 10여 분간 이뤄진 전화통화를 통해 “미국은 한국을 방어하기 위해 굳건하고 강력한 방위태세를 유지할 것”이라면서 “흔들리지 않고 한국과 미국의 안전을 위해 끝까지 함께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박 대통령은 전날 트럼프의 대통령 당선이 확정되자 “한미 동맹관계 발전을 위해 양국 간 공조를 더욱 굳건히 해나가기를 기대한다”는 요지의 축전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외교부 당국자는 “미 대선 직후 바로 대통령 명의의 축전을 보냈고, 트럼프 측에서도 잘 받았다는 반응을 보여왔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당선인이 직접 한미동맹을 공고히 하겠다는 입장을 밝힘에 따라, 트럼프의 동맹 의식에 관한 일각의 의혹도 일정 정도 불식시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트럼프 당선인은 대통령 후보 시절부터 “동맹국의 안보는 스스로 지켜야 한다” “미국의 국익을 우선시하겠다” “한국이 방위비 전액을 부담하지 않을 시 주한미군을 철수할 수도 있다”는 등의 발언으로 한미동맹의 중요성을 경시하는 게 아니냐는 의혹을 받기도 했다.
이와 관련 외교부 당국자는 미국 새 행정부의 동맹 정책과 관련 “당선인(트럼프) 개인의 소신도 있겠지만, 일단 미국은 동맹을 중시하는 전통적인 정책 기조가 있기 때문에 (개인 소신과 정책 기조) 양쪽이 잘 융합돼 갈 것”이라면서 “우리 정부는 한미동맹 등 우리와 관련돼 있는 문제에 있어서는 더 적극적으로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이어 “트럼프 당선인은 그간 책이나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동맹의 중요성을 계속 언급해왔고, 캠프 핵심 인사들도 한미동맹의 중요성을 강조해온 바 있다”면서 “때문에 한미동맹 강화 기조는 계속 유지될 것이라 본다”고 내다봤다.
이번 통화에서 박 대통령은 또 트럼프 당선인에게 “한미 양국이 지난 60여년간의 동맹 관계를 발전시켜 오면서 신뢰를 쌓아 왔으며, 이러한 강력한 한·미 동맹은 아·태 지역 평화·번영의 초석”이라면서 “앞으로도 당선인과 긴밀히 협력해 공동의 이익을 위해 더욱 다양한 분야에 있어 동맹 관계를 강화, 발전시켜 나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현재 한미 동맹이 직면하는 가장 심각한 도전은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이라면서 “북한은 미국의 정권 교체기에 종종 도발을 통해 신(新)행정부를 시험하려 했던 점을 감안할 때 앞으로 수개월 동안 북한의 이러한 시도를 철저히 억제하면서 만약 도발할 경우 단호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사전에 긴밀히 협력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트럼프 당선인은 “북한 문제를 포함해 박 대통령님 말씀에 100% 동의한다”며 “북한이 매우 불안정하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박 대통령은 또 “가까운 시일 내 한국을 방문하게 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에 트럼프 당선인은 “만나 뵙기를 고대한다”면서 “나는 대통령님과 함께할 것이며 한미 양국은 함께함으로써 안전할 것”이라고 화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