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국제사회 마찰, 北엔 대화 나설 절호 기회”

북한 당국이 영변 핵단지 원자로를 재가동하고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즉 장거리 미사일 시험(실험)발사도 조만간 실시할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새로 들어선 트럼프 정부에 맞서 자신의 존재감을 과시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됩니다. 또 핵무기 체계 완성에 대기권 재진입 기술이 필요한데 어차피 맞을 매라면 일찍 맞는 게 낫다고 판단한 듯 합니다. 
 
그러나 이것은 지금의 국제정세를 오판한 실책입니다.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에 취임한 지 불과 열흘밖에 되지 않았지만 전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하고 있습니다. 미국 정부가 공들여 진행해 온 다자간 무역협정을 단칼에 폐기하더니 이웃한 멕시코와 거대한 국경장벽을 세우는 행정명령에 서명했습니다. 이민을 막기 위해 시리아를 비롯한 회교도 7개 나라 사람의 미국 입국도 당분간 금지시켰습니다. 또 미국 내에 대규모 공장을 짓도록 기업들을 압박해 상당부분 성사시켰습니다.
 
외교정책 또한 강경합니다. 오랜 기간 마찰을 빚어왔던 러시아와의 관계를 개선하는가 하면 중국에 대해서는 하나의 중국 원칙을 버릴 수도 있다고 압박하며 강력한 경제전쟁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거침없는 트럼프의 행보에 대해 전 세계가 경악하고 있고 올 한 해 세계정세는 한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안개정국으로 흘러가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의 영변 핵단지 재가동과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발사는 매우 위험합니다. 트럼프 정부가 추구하는 것은 한 마디로 위대한 미국을 재건하겠다는 것입니다. 이 말은 미국에 위협이 되는 것은 절대로 용납하지 않겠다는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때문에 트럼프 정부는 강대국으로 성장한 중국과의 대결도 불사하겠다는 의지를 여러 차례 내비치고 있습니다. 외교안보정책 주요 책임자들도 강경파 일색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김정은 정권이 트럼프를 자극하는 것은 섶을 지고 불구덩이에 뛰어드는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젊은 혈기에 무조건 돌진만 하다간 나라 전체가 무너질 수도 있습니다.
 
지금 북한의 고립은 최악의 상황입니다. 얼마 전 최태복 최고인민회의 의장이 윁남(베트남)과 라오스, 인도네시아를 순방하려다 해당 국가들로부터 퇴짜를 맞았습니다. 유엔의 제재를 받는 상황에서 북한과 친밀하다는 인식이 부담스럽기 때문입니다. 전통적 우방국가들마저 돌아서는 상황에서 정세를 전환시키는 전략이 필요합니다.
 
트럼프 정부가 국제사회와 마찰을 빚는 지금의 상황은 반대로 북한이 외교적 고립에서 벗어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입니다. 지난주 러시아 정부가 김현중 모스크바 주재 북한 대사를 외교부로 불러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발사를 자제하라고 했습니다. 또 중국도 비슷한 요청을 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이들 나라들이 왜 이런 요청을 했는지 진지하게 검토해야 합니다. 또한 영변 핵단지 가동을 중단하고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발사 중단을 공개적으로 선언해야 합니다. 그리고 대화의 뜻을 밝힌다면 외교적 고립을 최소화하고 국제사회와 관계개선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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