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 당국이 신년사 관철을 위한 새해 전투로 농업 생산량 증대에 주력하고 있다.
주민들에게 거름 확보를 위한 퇴비 전투를 독려하는 동시에 농경지의 산성화가 식량 생산을 떨어트리는 요인이라며 흙갈이 전투에 나설 것을 촉구하고 있다.
퇴비 동원과 흙갈이는 매년 이맘때 벌여온 일이지만, 올해는 도시 노동자와 가두 여성들(가정주부)까지 동원해 규모 있게 진행하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함경북도 소식통은 21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지난해 농장 수확고가 낮은 여러 원인 중에 땅이 산성화된 것이 근본 문제라는 지적이 있었다”면서 “농촌경영위원회에서 토양의 산도나 질적 상태를 검사해 흙갈이가 필요한 땅을 지정했다”고 말했다.
함경북도에서는 1월 중하순에 도내 주민들을 동원해 대대적인 흙갈이 사업을 펼쳐서 실질적인 토질의 향상을 꾀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주민 흙갈이 동원을 위한 깜빠니아(캠페인)가 진행되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소식통은 “농장들에서는 이미 전부터 흙갈이를 해야 한다는 주장이 많았지만, 조건이 갖추어지지 않아 몇 년간 고심만 했다”면서 “비료보다도 흙갈이가 농사를 좌우하는 데 의미가 있기 때문에 이제라도 제대로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청진 시내의 공장, 기업소들, 가두여성들까지 온 시내 주민들까지 동원돼 농경지들에 탄재(연탄재)와 다른 곳의 좋은 흙들을 날라다 뿌려주는 일이 한창”이라고 내부 풍경을 전했다. 또한, 흙갈이 전투 분위기 조성을 위해 트럭에 관련 구호와 붉은 깃발들을 장식하고 시내를 돌게 하는 깜빠니아도 펼치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다만, 트럭이나 농기계 부족으로 인력으로만 하는 흙갈이 전투를 진행하다 보니 현장이 요란하기는 하지만 작업이 제대로 진척되지는 않고 있다고 말했다.
삽으로 흙을 퍼서 등짐을 지거나 대야로 나르다 보니 작업능률이 떨어져 한나절이 지나도 농지 한 귀퉁이를 메우는 데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주민들은 장비 하나도 없이 주민들 손과 발로만 해서 제대로 일이 되겠느냐는 푸념을 한다고 한다.
소식통은 “기계는 한 대도 없이 보름 동안 주민 노력만으로 흙갈이 전투를 해서 계획된 작업량을 달성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면서 “전투구호만 요란한 채 실속 없이 끝나면 나중에 책임은 농장관리위원회로 넘어올 수 있다. 이 때문에 농장 간부들이 애를 태우면서 일을 독촉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