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진보당 비례경선 ‘이럴 수가’…”부정속출”

3일 공개된 통합진보당 4·11 부정선거 진상조사 보고서에는 공당임을 자처하는 정당에서 상상할 수 없는 부정선거 내용이 가득차 있었다. 현장과 온라인 투표에서 수백곳의 부정 사실이 드러났다.


보고서에 의하면 몇 개의 특정 인터넷주소(IP)에서 온라인 투표를 한 당원 90명을 표본 추출해 조사한 결과, 대리투표가 자행됐음이 확인됐다. 조사단은 이들에게 일일이 전화를 걸어 확인했다. 응답자 65명 중 12명은 아예 투표를 하지 않았고 당원만이 투표할 수 있는 비례대표 경선에는 당원이 아닌 7명이 참여했다.


또한 표를 다시 계산한 결과 기권자가 417명임에도 269명으로 발표됐다. 148명은 유효표로 둔갑됐고, 그 중 47표는 당권파(범경기동부연합)의 핵심인 이석기 후보(비례대표 2번 당선)의 득표로 가산됐다.


진상조사단은 “온라인 투표 중 일부 PC에서 특정 후보만 (화면에) 보이는 오류가 5분 정도 계속됐고 이 와중에 23명이 투표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현장 투표에서도 다수의 부정사례가 발견됐다. 3월 18일 현장투표 마감시 집계된 투표자는 4853명이었지만 21일 당이 공식발표에는 5455명으로 602명 늘었다.


조사단은 “602명 중 20명은 당 선관위의 단순한 집계실수로 확인됐고, 나머지 582명은 선거관련 규정 위반임에도 불구하고 유효표로 처리됐다”며 “582명이 누군지 찾아낸다 해도 이미 투표함에 들어가 투표용지가 섞였기 때문에 이들의 투표를 무효화할 방법이 없다”고 설명했다.


또한 진상조사단은 8개 투표소에서 1명이 단독으로 개표작업을 진행한 사례를 확인했고, 1명이 동시간대에 2개 투표소의 투표관리를 맡은 경우도 찾아냈다. 선거관리자 직인이 없는 투표용지가 발견되거나 선거인명부에 나온 사람과 실제 투표자가 다른 사례(투표인은 ‘홍길동’이지만 서명자는 ‘이순신’인 경우)도 발견됐다. 조사단은 총 61개 투표소에서 이같은 부정선거가 발견됐다고 밝혔다.


이같은 조사결과에 나오자 당내외에 이에 대한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특히 이석기 후보 부정선거로 당선된 당선자들의 사퇴 등을 놓고 당권파들과 비당권파들 마찰이 빚어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당권파는 이정희 공동대표의 단독 사퇴 선에서 막자는 입장이고 유시민, 심장성 대표는 비례대표 당선인 전원의 사퇴를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윤금순 비례대표 1번 당선자는 4일 기자회견을 통해 사퇴 의사를 밝혔다. 


한편 이석기 당선자는 부정선거 조사 결과가 발표되기 전 유시민 공동대표를 만나 대표직을 맡아달라고 제안하면서 당권파의 지분을 보장해 달라고 요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