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 이후 남북한 정치·행정 통합 어떻게 하나

한국 정부는 남북한 정치·경제 통합을 지원·촉진하기 위해서 ‘남북한통일추진위원회’를 구성해야 한다. 남북한통일추진위원회는 대통령이 임명한 위원장을 중심으로 정치·행정·군사안보·사법·경찰·경제·교육·사회문화·환경생태·보건의료·복지 등 각 분야에서 전문성을 가지고 있는 남·북한 인사들을 고르게 참여시켜야 한다. 남북한통일추진위원회는 각 분야별로 제도와 시스템을 신속하게 통합하는 작업을 진행해야 한다. 여기서는 정치·행정 통합만을 다룰 것이다.

북한에서 사회주의 정치체제를 민주주의 정치체제로 변화시키기 위한 전제는 민주 헌법을 제정하고 법치국가, 법적 안정성, 권력분립, 국가권력의 법구속성 등 기본적인 헌법 원칙을 명시해야 한다. 민주주의 정치 규칙과 절차도 헌법을 통해서 보장되어야 하며 국가구성에 대한 규정, 국가기관의 권한, 입법절차, 선거체계 등도 확정해야 한다. 이러한 내용은 한국의 헌법에 규정되어 있다. 그러므로 남북한 정치통합은 한국의 헌법과 정치제제를 북한에까지 확대적용하는 방식으로 추진해야 한다.

다시 말해서 한국의 헌정체제에 북한이 편입되는 방식으로 통일을 추진해야 한다. 왜냐하면 통일 이후 통일헌법을 만들고 정치체제를 개편하는 작업에 시간을 허비하기보다는 북한의 민주적 이행과 과거청산 및 경제부흥을 실행하는데 국력을 집중해야 하기 때문이다. 물론 남북한 통일 과정에서 변화된 상황에 부합하게 헌법을 수정·보완할 수는 있을 것이다.

북한에서 민주주의 제도 도입은 공산당과 공산주의 제도를 해체한 후 북한주민들에게 정치적 자유를 보장해야 한다. 공산당 일당독재를 폐지하고 복수정당체제를 도입해야 하며 남한과 동일한 방식으로 국회의원 선거와 지방자치단체장 선거를 진행해야 한다. 특히 국회의원 선거와 지방자치단체장 선거는 남북한 정치 통합과 함께 북한에서 민주주의를 공고화하는 확고한 제도적 기반이 될 것이다.

북한지역의 국회의원과 지방자치단체장 선거는 전독일 총선을 계기로 정당통합이 이루어진 것처럼 남북한 간 정당통합을 촉진할 것이다. 한국 정당들이 북한의 정당들과 자매결연을 체결하고 적극적으로 활동을 지원해야 한다. 남북한의 정당통합은 북한에 정당정치를 확립하는데 긍정적으로 기여할 것이다.

한국정부는 남북한 행정통합을 추진하면서 북한의 행정이행을 실행해야 한다. 북한의 행정체계는 국과권력의 일원화 원칙, 당 결정 우선의 원칙에 따라 당과 국가의 결정을 그대로 시행하는 도구에 불과했기 때문에 북한의 행정체계는 수직적 주종관계만 존재한다. 북한은 직업공무원제가 존재하지 않고 전문성보다는 계급적 토대와 출신성분, 당과 수령에 대한 충성심, 사회정치생활 경위 등을 기준으로 채용되었다.

북한의 행정이행은 민주적인 절차와 규칙을 준수하는 행정행위가 이루어지고 직업 공무원제도가 정착되어야 한다. 한국정부는 북한에서 공공업무의 재설계, 행정조직의 재조직화, 정책결정과정의 근본적인 개선, 공무원 제도의 재규정 등 행정의 전반적인 변화를 실행해야 한다. 행정 이행은 조직·인사·재정 분야로 구분할 수 있다. 조직 구조는 민주적인 기준과 원칙에 의해 재설계되어야 하고 재정은 북한의 예산구조와 권한은 남한으로 편입되어야 한다. 인사행정은 기본원칙, 인력이전 방법, 공무원 해고·숙청, 공무원제 도입, 교육훈련 등이 이루어져야 한다.

동서독 행정통합은 남북한 행정통합에 많은 시사점을 제공한다. 북한은 과다한 행정인력을 보유하고 있으나 전문성이 매우 부족하기 때문에 부적합한 행정인력 해고와 남한으로부터의 행정 인력이전이 이루어져야 한다.

“구동독의 국가기구 종사자들은 수적인 면에서 상당히 많았으나 경제·보건·환경·기술 등의 정책분야에 능력을 구비한 사람이 매우 드물었다. 또한 이들 분야에 종사하는 국가기능 담당자의 대다수는 ‘정치화된 무능’으로 인하여 담당업무를 제대로 처리할 수 없었다. 이러한 문제를 우선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 구서독에서 구동독지역으로 행정지원이 이루어졌다. 행정이행에 필요한 인력부족을 해소하기 위해서 우선적으로 위임 받은 인력을 파견하였으며, 그 이후에 연방과 주의 공무원을 구동독으로 이전하는 방식을 취하였다. 따라서 인력이전은 시기적으로 구서독정부의 위임을 받은 행정가들이 영향을 미치는 시기와 구서독의 공무원을 구동독지역으로 이전하는 시기로 구분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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