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 선생님’ 김경민 통일교육문화원장

“짝꿍이 나와 조금 다르다는 이유로 ‘왕따’시키는 건 좋은 일일까요? 그 짝꿍이 바로 북한이라면 어떨까요?”

올해로 7년째 전국 초.중.고교 교실을 돌며 ‘생활형’ 통일 교육을 벌이고 있는 통일교육문화원 김경민(45.여) 원장.

김 원장은 16일 서울 양재동에 위치한 문화원 사무실에서 연합뉴스 기자와 만나 “학교마다 통일 교육이 활성화되면서 북한에 대한 어린이와 청소년들의 인식이 크게 변했다고는 하지만 현장을 돌다 보면 아직도 부족한 점이 많은 것 같다”며 그 이유에 대해 “정치적, 이념적인 면에 치우쳐 통일 교육이 이뤄져 왔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최근 한 초등학교에서 저학년 학생들에게 북한에 대한 생각을 적도록 했더니 ‘통일’, ‘평화’와 같은 긍정적 답변이 나왔지만, 막상 북한에 대한 느낌을 적도록 했더니 ‘웩’, ‘돼지같아요’, ‘어둡다’ 등 부정적인 단어가 적지 않게 나와 깜짝 놀랐다는 것.

그는 “과거에 비해 남북 교류가 늘어나고 북한에 대한 정보도 많아져 남한에서도 통일이나 분단에 대한 ‘지식’은 풍부해졌지만, 실제로 통일 문제가 자신의 생활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선 여전히 무관심하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김 원장은 1992년 대북 지원 단체인 남북나눔 출범에 참여해 10년 동안 이 단체에서 일하면서 교육국장에도 올랐다. 그러다 독립을 선언하고 본격적인 통일 교육에 나서게 된 것은 2001년 6월 묘향산 방문이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그는 “대북 지원을 10년 가까이 하다 처음으로 북한에 갔는데, 묘향산에서 만나 얘기를 나눴던 북한 청년이 ‘남조선은 돈에 미쳐가는 것 같습네다. 통일이 되면 우리가 정신(精神)이 될 테니 두고 보십쇼’라고 목청을 높였다”며 “그 순간 ‘대북 지원만으로 안 되는 무엇이 있다’는 생각이 머리를 꽝하고 내리쳤다”고 말했다.

김 원장은 “북한은 물질적인 것을 지원받으면서 오히려 남한을 ‘자본에 물든 땅’으로 인식하고, 남한은 북을 지원하면서 ‘가난에 찌든 땅’이라고 폄하하게 됐다”면서 “서로에 대한 이러한 인식차부터 좁혀야 남북 화해와 통일을 준비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강조했다.

그 길로 남북나눔에서 나와 이듬해인 2002년 1월 통일교육문화원을 세우고 ‘찾아가는 통일 교육’을 표어로 전국 초.중.고교와 대학교, 기업체 등을 돌며 일상 생활에서 필요로 하는 통일 교육을 시작했다.

예를 들어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강의에서는 우선 ‘왕따 짝꿍’을 예로 들어 “상대방이 나와 다르다고 해서 반드시 나쁜 사람인 것은 아니다”라는 점을 이해시킨 뒤 남북 분단을 해소하고 통일을 준비해야 하는 이유를 설명해주는 식이다.

김 원장은 “한반도 지도 위에 군사분계선을 그은 뒤 ‘이 선을 지키기 위해 패트리엇 미사일이 필요한데, 그 미사일 하나로 자장면 5억 1천100 그릇이나 패밀리 사이즈 피자 7천930만 판을 시켜먹을 수 있다’고 말해준다”며 “그러면 아이들은 저절로 ‘서로 화해하고 미사일 쓰지 말아요’라고 소리친다”며 이러한 ‘생활형’ 통일 교육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지난 7년간 서울, 부산, 청주, 거제, 군산 등 전국을 돌며 통일교육을 했고, 특히 500여 개 초.중.고교에서 영상으로 북한 엿보기, 북한노래 배우기, 통일신문 만들기 등 체험형 강의를 벌여 2006년에는 통일부 위탁 교육 기관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2005년 북한의 실상과 남북 교류 현황 등을 담은 시각장애인용 통일 교재도 발간한 김 원장은 “앞으로 특수학교를 대상으로 강의를 늘려 장애인과 같은 소외 계층도 통일을 준비하는 과정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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