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세일 선진통일연합 상임의장. /김봉섭 기자 |
박세일 선진통일연합 상임의장(이하 의장)은 1990년대 이후 대한민국 세계화, 선진화의 기수였다. 그가 이 시대에 던지는 화두는 이제 통일이다. 선진화도 통일을 통해 달성될 수 있다고 말한다. 8.15 광복절을 눈앞에 둔 12일 그에게 통일이 왜 대한민국 역사에 획기적인 기회가 될 수 있는지 들어봤다.
데일리NK 한기홍 고문과 대담을 시작한 박 의장은 먼저 통일세 논의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박 의장은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해 통일에 대한 문제 제기를 잘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그러나 통일이 다가온다면서 통일세 논의를 우선적으로 언급한 것은 잘못”이라고 평가했다.
박 의장은 “통일세 논의에 앞서 통일의 국가적·역사적 의미를 국민들에게 정확하게 설명했어야 했다”면서 “이러한 통일의 의미를 설명하면서 불가피하게 통일 비용이 발생한다는 식의 접근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는 “통일의 이익이 비용보다 훨씬 크지만 단기적 부담이 될 수 있다”면서 “하지만 통일 재원을 마련할 방법은 다양하다. 기금이나 여러 형태 세금, 투자를 통해 재원 확보 등의 방법이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통일 비용은 투자다. 비용의 80%가 투자 개념이라고 생각한다”며 “투자 비용을 어떻게 조달할 것인가. 통일 비용을 어떠한 과정을 통해 확보할 것인지에 대한 상세한 대국민 설명과 설득과정이 있고 나서 통일세를 이야기했으면 훨씬 바람직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반도 통일, 실업·경기 침체 등 일거에 해결될 것”
박 의장은 통일은 대한민국이 선진국으로 도약할 수 있는 기회라고 주장했다. 세계화 이후 그의 이정표였던 대한민국 선진화가 통일을 통해 도약의 기회를 맞이할 수 있다는 말이다.
그는 “통일이 단기적으로 부담일 수 있으나 통일은 축복이다”면서 “통일이 되어 북한의 지하자원과 시장, 젊은 인재와 남한의 자본과 기술이 만나면 남북경제에 시너지 효과가 발생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그는 “통일이 되면 북한은 연평균 15-20%, 남한도 10% 정도의 경제 발전을 이룰 것”이라면서 “이것은 한반도 제2의 도약이며, 남한의 경기침체, 실업문제, 양극화 등 모든 문제를 일거에 해결하면서 선진국으로 갈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그는 “청년들이 고민하는 취업, 지역 격차 문제 등을 풀려면 통일이 되어야 한다”며 “경제 영토, 경제 활동 장을 새롭게 만들 수 있는 통일이 되면 이러한 문제들은 해결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박 의장은 통일이 남한의 기회가 될 수 있지만 한반도의 통일과 선진화를 이끌어갈 안목을 가진 정치지도자들이 부재하다는 점을 난제로 꼽았다.
그는 “아직 우리나라 정치지도자들을 보면 선진통일 리더십을 갖고 있는 사람이 없다”면서 ” 여야를 떠나 선진화와 통일을 열수 있는 지도자, 적극적인 비전과 전략, 소신을 갖고 이야기하는 정치지도자들은 없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지도자 부재는) 어떤 의미에서 한국의 위기다. 역사적 과제는 항상 리더십이 강력한 역할을 했다”면서 “물론 국민의 자각도 중요하지만 먼저 국가 지도자들의 리더십이 더 중요하다. 현재 시대가 요구하는 것을 여야가 감당하지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박 의장은 정치 지도자들의 잘못으로 젊은층을 비롯한 국민들이 통일에 대해 반감을 갖게 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나라 젊은층이 통일에 대해 소극적이고 방관적이다. 이것은 통일을 기회로 보지 않고 부담으로 보기 때문”이라면서 “이는 지도자들의 잘못이 크다. 우리사회 지도자들이 남북문제, 통일문제의 중요함과 긴박함을 국민들에게 적극적으로 알리지 않았고 학교에서도 제대로 교육이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신념적 종북좌파 통일돼야 정신 차릴 것”
그는 “종북좌파 중 북한과 직·간접적으로 관여된 사람이 많지 않다고 생각한다”면서 “다만 정서적으로 북한을 추종하는 사람들은 교육과 북한 정보를 제공하면서 설득하면 그들이 생각을 바꿀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종북이 신념화 된 종북좌파 문제는 설득이 어렵고 남북통일을 통해서만 해결할 수 있다”면서 “통일 되면 무엇이 진리이고 거짓인지 드러난다. 신념적인 좌파들은 깨닫고 생각을 바꿀 것”이라고 덧붙였다.
통일을 위한 4강 외교전략에 대해 “미일러 등에게 한반도 통일이 이롭다는 설득작업을 해야 한다. 특히 중국에게 남북 통일이 한반도 발전과 번영의 키라는 것을 적극 알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에게 대국으로서 책임있는 행동을 요구하고 한반도 갈등은 중국 변방까지 불안하게 만들어 중국 발전에 도움이 안된다는 것을 인식시켜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중국은 국내 문제 해결을 위해 한반도 주변 안정을 원한다. 동북 3성의 낙후는 어떻게 보면 북한 때문”이라면서 “한반도 통일이 중국에게 발전의 기회를 마련해 줄 것이라는 설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중국이 평화세력으로 되게 하는 결정적 계기는 한반도 통일”이라면서 “한반도 통일이 동북아의 평화에 결정적으로 기여할 것이며, 통일이 미국의 국가이익과 세계이익에 부합할뿐 아니라 핵문제 해결도 된다고 설득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반도 통일, 미중일러에 기회”
박 의장은 “통일된 한반도에 일본의 자본과 기술이 들어가면 경제적으로 다시 도약하는 기회가 될 것이다. 러시아도 극동지역이 러시아의 발전을 주도할 수 있어야 미래가 열리는 만큼 극동지역 발전은 한반도 통일이 선행돼야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한반도 분단이 주변 4국에게 대단히 불행한 것”이라면서 “통일은 한반도만의 문제가 아니며 아시아 나아가 세계의 미래가 걸려있는 문제”라고 덧붙였다.
북한 정권과 주민들 대상으로 한 통일 준비와 관련 박 상임의장은 “북한 내 선진통일 세력을 육성하는 것”이라면서 “북한 국민들에게 북한이 살 수 있는 길이며, 우리 민족이 사는 길이 남북통일이라는 것을 깨우쳐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통일 과정에서 북한 내 소수의 사람을 빼놓고 다른 간부들에게 과거를 묻지 않고 같이 선진과 통일로 가자고 하는 것이 필요하다”면서 “한 시대의 잘못된 지도자와 제도에 의해 희생된 것이나 다름없기 때문에 그 아픔을 들춰 낼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시대에 역행하는 3대세습 실패할 가능성 높아”
“세상 정보를 북한 주민들에게 정확히 알려야 한다. 정보를 모르면 올바른 판단을 하기 어렵다”면서 “남북 지도자간의 대화도 북한 주민들이 세상을 아는데 기여하는 방향으로 해야 하며, 북한 동포들이 세상 돌아가는 것은 모르게 하거나 북한 통치를 유지시켜 주면서 대화하는 것은 올바르지 않다”고 지적했다.
박 의장은 시대의 흐름에 역행하는 북한의 체제 특성상 3대세습은 실패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동유럽과 중국까지도 자기 변화, 선진화를 하고 있는데 북한만 그것을 거부하고 있다”면서 “북한이 체제가 안 돌아가니 20만명을 수용소에 가둬 놓고 간신히 국가를 운영하고 있다. 미국, 중국 전문가들까지 북한 체제가 어렵다고 이야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북한의 3대세습은 실패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현재 어떤 과정을 통해 실패할 것인가만 남아 있는 것”이라면서 “시대에 따라 변화하지 않으면 소멸한다는 것은 북한이라고 예외는 아니”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