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올해 세 번째 남북정상회담을 위해 평양을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을 열렬한 환호로 환영했던 평양 시민들. 남북관계에 불어오는 훈풍을 따라 교류협력이 본격화하는 상황에서 평양의 시민들은 현 정세에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을까.
평양 남북정상회담 개최 한 달을 조금 넘긴 시점에 데일리NK는 최근 장사를 위해 북중 국경지역에 머물고 있는 한 평양 시민과의 인터뷰를 진행했다. 본보는 그를 통해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평양 시민들의 평가와 정상회담을 전후한 현지의 분위기, 그리고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서울 답방과 통일에 대한 생각을 전해들을 수 있었다.
본보는 이를 가감없이 전하기 위해 아래에 그와의 대화 내용을 일문일답 형식으로 소개하고자 한다.
다음은 지난 10월 중순 평양시민 김호철 씨(가명, 60대, 남)와 진행한 인터뷰 일문일답
-남북관계가 좋아지면서 통일을 기대하는 북한 주민들이 늘고 있다고 들었다. 평양의 시민들도 통일을 기대하는 분위기인가.
“전반적으로는 그러는데, 일부 사람들은 ‘통일하기 힘들다’고 이야기 하기도 합니다. 이유는 ‘미국 대통령에 의해 지시 받기 때문에 통일하기 힘들다’는 겁니다. (김정은) 위원장이 통일한다고 했는데 문재인이가 그렇게 못 합니다. 미국 지시를 받고 하지 뭐. 미국이 하라고 하면 하는 거고. 그렇게 말합니다. 미국 나쁜 놈들이라고 합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남측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평양 시민들 앞에 서서 연설했는데, 그 내용에 대한 생각은 어떠한가.
“저는 경기장에 못 갔습니다. 그런데 거기 갔다 온 사람이 ‘문재인 대통령이 경기장 보고 관람을 정말 잘했다고 평가했다’고 말했습니다. 남조선 대통령이 와서 연설한 건 특이한데, 글쎄 뭐 통일 되겠습니까? 핵무기 없는 조선(북한)이라고 하는데 조선에 핵무기가 없어지면 안 됩니다. 그 핵무기 없앴다가는 미국과 전쟁합니다. 다 그렇게 말합니다. 위원장이 무기 없앤다고 하는데, 없는지 있는지 알갔나요?”
-순안공항에 환영 나온 주민들은 어떤 부류인가.
“공항에 마중 나갔던 사람은 환영사업 때문에 나간 사람들이고, 대부분 공장기업소에서 나갑니다. 신분증 보고 들여보냅니다. 매 구역의 공장기업소에서 나옵니다. 꽃도 들고.”
-정상회담을 전후해서 평양 시내의 분위기는 어떠했나.
“문재인 대통령이 오기 전에 밤에 왔다 갔다 하면서 단속했습니다. 지금도 단속 다닙니다. 숙박건물(호텔)도 다닙니다. 이유가 강도 없애려고 하는 것이라는데, 지금은 도적질하는 사람 없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다녀간 뒤에 평양 시민들의 평가나 반응은 어떠한가.
“문재인 대통령과 남조선(한국)에 대해서는 비판보다는 좋다는 말이 많습니다. 철길도 한다고 하는데…. 사람들이 그러는데 통일 안 될 것 같다. 미국이 방해해서…”
-평양 공동선언에 담긴 김정은 위원장의 서울 방문에 대해서는 어떤 이야기들을 하고 있나.
“뭐 문재인 대통령이 왔으니까 이번에는 김정은 위원장이 남조선에 간다는 말이 돕니다. 우리야 (김정은 위원장이) 가면 좋지요. 계속 왔다 갔다 하면 우리도 갈 수 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