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 대박?…”북한 변화시킬 수 있는 통일리더십 필요”

박근혜 대통령이 최근 신년 기자회견에서 ‘통일은 대박’이라고 밝히면서 통일담론이 새해 화두로 떠올랐다. 통일은 ‘선택’이 아닌 ‘운명’으로 통일된 한반도는 번영을 가져다줄 기회라는 대통령의 인식이 반영된 발언이다. 국내 언론들도 운명처럼 다가올 통일이 실제로 ‘대박’인지 ‘쪽박’인지에 대한 담론을 쏟아내고 있다.


특히 최근 ‘장성택 처형’으로 북한의 불안정성이 가중될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에서 북한의 급변사태에 따른 통일을 준비해야 한다는 조야(朝野)의 여론도 적지 않다. 북한 핵의 완전 폐기와 도발을 일삼는 김정은 체제의 변화 없이는 ‘통일’은 요원하며, 대박을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통일에 대한 기능적인 준비보다 북한의 급변사태와 통일 과정을 안정적으로 이끌어 나갈 ‘통일리더십’에 대한 준비가 중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박 대통령이 제시한 통일대박은 통일재원을 마련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북한 붕괴 및 급변사태 상황에서 연착륙 시킬 통일 리더십 준비가 있어야만 가능하다는 얘기다.


데일리NK는 최근 ‘통일 100인에 묻는다’ 기획연재 차원에서 독일통일과 한반도 통일준비를 연구해온 염돈재 성균관대 국가전략대학원장(사진)을 만났다. 염 원장은 “독일 통일에서 중요한 점은 동독 공산주의 정권이 변해서 통일이 된 게 아니라 그 정권이 붕괴해서 통일이 됐다는 것”이라면서 “한국도 이처럼 북한 독재 정권과의 화해를 강조하는 것은 중요하지만 주민들을 억압하는 체제를 협력의 대상으로 보지 않고 변화의 대상으로 보는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염 원장은 이어 “정부는 ‘통일 교육’에서 김정은 체제는 북한 주민의 의사가 반영된 체제가 아니며 화해와 협력의 대상이 아니라는 점을 명확히 밝혀 올바른 대북관을 가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면서 “그렇게 할 때 미래의 정책을 이끌어 나갈 수 있는 후손들이 북한인권과 민주화에 관심을 갖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는 “정부에서 구체적인 비전을 제시하지 못한다면 ‘통일비용’에 대한 국민들의 반감만 불러올 수 있다”면서 “독일처럼 통일을 하기 전 북한의 낙후되어 있는 시설을 개발할 수 있는 다양한 전술 등도 우리 정부는 염두에 두고 국민들을 설득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향후 김정은 정권의 행보에 대해 염 원장은 “김정은은 장기적인 국가 비전에 의한 계획된 행동을 하는 것이 아니라 즉흥적인 자기 성격에 의존하면서 좁은 안목으로 국정을 운영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면서 “(김정은 공포정치로) 김정은 주위에는 정책을 함부로 건의하려는 사람들이 줄어들 것이기 때문에 북한 정책의 품질은 매우 떨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그는 “(이런 점에서) 김정은의 미래는 매우 불안정하다고 할 수 있다”면서 “(결론적으로) 북한의 핵 개발과 함께 김정은 세습 자체가 북한의 변화를 가져오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노무현 정권 때 국정원 1차장을 지낸바 있는 염 원장은 국정원 개혁과 관련 정보기관 수사축소가 북한에 잘못된 신호를 줘 북한의 대남공작과 종북세력이 활개를 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만약 정보기관의 역할이 축소되면 종북세력들이 자신에 대한 감시가 없다는 판단에 활개치고 다닐 수도 있다. 그런 종북세력이 있을 때 북한이 대남 적화 정책을 버리지 않고 핵을 가지고 남남갈등을 유발하는 빌미가 된다는 것도 사실이다. 결론적으로 우리 정보기관의 역할 축소가 북한에게 잘못된 시그널(신호)를 줄 수 있다는 이야기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정치권에서 정보기관의 역할 축소, 활동범위 축소를 주장하고 있는데 그렇게 되면 진정한 정보기관이 될 수 없다. 그런 면에서 정치권에서 주장하는 개혁은 순서와 초점이 잘못됐다고 판단된다”고 지적했다.
 
국정원 개혁 방안에 대해 그는 “대통령이 직접적인 책임과 관심을 갖는다는 의미에서 미국처럼 정보 자문위원회를 만드는 방법이나 국정원장에 대한 인준제도를 만드는 것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면서 “그렇게 되면 야당도 동의할 수 있는 안보나 정보 전문가가 많이 발굴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다음은 염돈재 성균관대 국가전략대학원장 인터뷰 전문]


-지난 2년간 김정은이 좌충우돌하는 행보를 보였습니다. 지난 2년간의 평가와 3년 차로 접어든 김정은 체제의 전망을 부탁드립니다.


2011년 김정일이 사망하고 난 후 김정은으로의 세습이 진행됐을 당시 김정은이 국가를 잘 운영할 수 있을지에 대한 리더십 부분과 급변사태에 대한 우려도 있었는데 그런 측면에서 본다면 그런대로 안정적으로 권력이 정착된 듯 보인다.


하지만 지금까지 김정은이 연평도 포격, 천안함 폭침, 3차 핵실험, 대남 도발 등 자신의 영향력을 확대하는 과정에서 오판을 많이 했다는 점에서는 향후 전망은 매우 부정적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도발은 내부 안정을 꾀하기 위해서 필요했겠지만 대외적인 측면에서는 김정은에게 아주 나쁘게 작용했다. 특히 장성택 처형으로 세계에 김정은 정권이 아주 형편없는 정권이라는 것을 스스로 공표하기도 했다.


이런 점에서 김정은은 장기적인 국가 비전에 따른 계획된 행동을 하는 것이 아니라 즉흥적인 자기 성격에 의존하면서 좁은 안목으로 국정을 운영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김정일은 독재자적인 경험도 많고 후계자 수업도 오랫동안 받아 대외적으로 아주 교활한 방식을 유지했는데 김정은은 그렇지도 않기 때문에 김정은의 미래는 매우 불안정하다고 할 수 있다.


“김정은, 측근 챙기고 활용하는 김정일의 ‘교활함’ 없어”


-장성택 처형으로 김정은 체제의 내부 불안정성이 높아졌다는 분석이 많습니다. 향후 김정은의 국정 운영은 어떤 식으로 진행될까요?


김정은이 장성택을 신속하게 처형한 것을 보면 체제를 위협하는 일정 세력이 실제로 존재할 수도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김정은은 향후 이런 ‘공포통치’를 이어나갈 것으로 보인다.


김정일은 자신의 사람들을 잘 챙겼고 그런 사람들의 능력을 활용하는 교활함도 갖추고 있었지만 김정은은 그러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김정은 주위에는 정책을 함부로 건의하려는 사람들이 줄어들 것이기 때문에 북한 정책의 품질은 매우 떨어질 것으로 예측된다. 이런 측면에서 북한의 핵 개발과 함께 김정은 세습 자체가 북한의 변화를 가져오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김정은이 개혁개방에 나설 가능성도 언급하지만 그럴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봐야 한다. 북한 세습 체제가 유지되는 것은 사상과 정보 차단이 주요 요인이기 때문에 김정은은 절대 안 하려고 할 것이다. 지난해 북한이 밝힌 개발구도 관리와 통제가 가능한 지역으로 선정했다는 측면에서 북한은 더욱 외부 투자를 확대하려는 정책과 고립 정책의 중간 정도를 택할 가능성이 높다.


-이런 김정은 체제 불안정성이 급변사태를 불러올 가능성은 얼마나 된다고 보십니까?


북한의 체제 수호 세력들은 김정은 정권이 무너지고 나면 자신들의 살길도 어렵다는 것을 우려하고 있기 때문에 이들에 의한 급변사태의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봐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북한 엘리트들의 생각을 바꿔내려는 의도적인 행동과 선전을 지속해 나가야 한다. 북한 체제를 목숨을 걸고 옹호하기 보다는 더 나은 미래가 있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는 것이다.


극단적으로 민중봉기가 일어날 가능성도 없다고는 볼 수 없지만 북한 주민들이 민주주의에 대한 의식이 부족하다는 측면에서는 이런 가능성도 그리 높지 않다고 판단된다. 결론적으로 우리는 북한의 내부 동향을 주시하면서 체제를 변화시킬 수 있는 다양한 전략과 전술을 펼쳐 나가야 한다.


-박근혜 정부의 대북 정책 평가와 김정은 정권의 변화를 이끌기 위한 대북 정책은 어떤 방향으로 나가야 된다고 생각하십니까?


박근혜 정부는 북한의 개성공단 폐쇄에 맞서 ‘한반도 신뢰프로세스’라는 뚝심으로 잘하고 있다고 판단된다. 또한 이번에 ‘관계 개선’을 외치는 북한에 이산가족 상봉과 금강산 관광을 분리해 대응한 점도 높게 살만 하다.


일부에서는 구체적인 성과가 없다고 이야기 하는데 이는 북한에 신뢰는 진정성 있는 태도에서 나온다는 점을 지속적으로 강조했고 행동을 보였다는 점을 간과한 것이다. 태도 변화가 없다면 지원도 없다는 점을 북한에 전달했다는 점은 이전과는 분명히 다른 훌륭한 성과물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자신감에 따라 금강산 관광도 섣부르게 재개하고 이산가족 상봉 대가로 쌀을 지원하는 등의 모습을 보인다면 북한에 좋지 않은 ‘시그널(신호)’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 잘못된 방식으로의 지원은 불법적인 북한 정권의 연명을 도와주는 것이지, 북한 주민이나 통일에 기여하는 것이 아니라는 얘기다.


독일 통일을 성공시켰던 관계자들은 “지원을 할 때는 첫째 반드시 대가를 받을 것, 둘째 북한의 적극적인 요청이 있기 전까지는 지원 약속을 하지 말 것, 셋째 북한 주민들이 지원 사실을 알 수 있는 방안을 구상할 것” 등을 제안한 사실이 있는데 우리 정부가 새겨들어야 할 귀중한 조언으로 판단된다.


-‘통일은 대박’이라는 박근혜 대통령의 언급 이후 통일 담론이 확산되고 있지만 구체적인 비전은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정부에서 구체적인 비전을 제시하지 못한다면 ‘통일비용’에 대한 국민들의 반감만 불러올 수 있다. 정부는 모든 국민이 통일에 대한 관심을 가질 수 있게 하는 방안을 연구해 설득해 나가야 하는 중요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통일부에서 진행했던 통일항아리는 이런 작업이 전제되지 않았기 때문에 호응이 없었다.


독일 통일을 이끌었던 인사들과 주민들은 통일비용 조달 때문에 부담을 느꼈느냐는 질문에 전혀 느끼지 않았다고 답한다. 통일 준비에 대한 구체적인 로드맵 없이 통일 비용만 걱정하는 것은 방향이 완전히 잘못된 것이다. 독일처럼 통일하기 전 북한의 낙후되어 있는 시설을 개발할 수 있는 다양한 전술 등도 우리 정부는 염두에 두고 국민들을 설득해 나가야 한다. 


-독일 통일 전문가로서 우리 정부의 통일 정책은 어떤 부분을 보강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독일 통일에서 중요한 점은 동독 공산주의 정권이 변해서 통일이 된 게 아니라 동독 정권이 붕괴해서 통일이 됐다는 것이다. 서독은 어쩔 수 없이 민족의 이질화를 방지하고 분단의 고통을 완화하기 위해서 현실적으로 동독 정권과 협상을 진행했고 동독을 하나의 국가로도 인정하지 않았다. 서독은 동독 정권을 대화의 상대이지 협력의 대상으로 여긴 게 아니라는 말이다.


한국도 이처럼 북한 독재 정권과의 화해를 강조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주민들을 억압하는 정권을 협력의 대상으로 선정하지 말아야 한다. 또한 겉으로는 사회주의 체제로 보이는 독재와 자유시장 체제가 국가연합을 이룰 수 없다는 측면도 잊지 말고 통일전략을 구상해 나가야 한다.


이런 점에서 정부는 ‘화해협력’이라는 말에 함몰될 수 있는 ‘통일교육’에서 북한 주민의 의사가 반영된 체제가 아닌 북한 김정은 정권은 주민들을 인질로 잡고 있을 뿐 화해 협력의 대상이 아니라는 점을 올바르게 정립해 나가야 한다. 그렇게 할 때 미래의 정책을 이끌어 나갈 수 있는 후손들이 북한인권과 민주화에 관심을 갖게 될 것이다.


-국가정보원 ‘대선 개입과 댓글 사건’ 등으로 정치권에서 ‘국내 파트 대공수사권 축소’ ‘정치개입 불가와 처벌 강화’ 등이 추진되고 있는데, 이에 대한 의견을 듣고 싶습니다.


댓글 관련 의혹이 생기면서 그 의혹을 깔끔하게 마무리 하고 국민들에게 사랑받는 정보기관으로 발돋움할 수 있는 틀을 마련하는 것은 맞다는 생각이 들지만 방법상에서 잘못을 이야기 하고 싶다. 사법부에 판단이 있은 후에 진단이 제기돼 처방을 하면 되지만 진단이 나오기 전에 처방을 먼저 하겠다는 것은 순서가 틀렸다고 판단된다.


“국정원 정치개입 문제, 원장 인준제도 도입으로 해결할 수 있어”


국정원 정치 개입을 확실히 방지할 수 있게 하는 다른 좋은 대안이 있다. 하나는 대통령이 직접적인 책임과 관심을 갖는다는 의미에서 미국처럼 정보 자문위원회를 만드는 방법이다.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국정원장에 대한 인준제도를 만드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야당도 동의할 수 있는 안보나 정보 전문가가 많이 발굴될 수 있을 것이다. 


또 하나는 내부 고발자 보호법을 만드는 것이다. 불법활동에 대한 지시를 받으면 고발한다는 것인데, 이를 실행하면 위에서 명령이 내려와도 이것을 선택할 수 있는 권한이 생겨 잘못이 됐을 때 개인 귀책사유가 생기기 때문에 개인 불법 활동에 대한 책임을 강화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렇게 좋은 방법이 있음에도 정치권에서는 정보기관의 역할 축소, 활동범위 축소를 주장하고 있는데 그렇게 되면 진정한 정보기관이 될 수 없다. 그런 면에서 정치권에서 주장하는 개혁은 순서와 초점이 잘못됐다고 판단된다.


이런 부분은 확대 해석하고 싶지는 않지만 만약 정보기관의 역할이 축소되면 종북세력들이 자신에 대한 감시가 없다는 판단에 활개치고 다닐 수도 있다. 그런 종북세력이 있을 때 북한이 대남 적화 정책을 버리지 않고 핵을 가지고 남남갈등을 유발하는 빌미가 된다는 것도 사실이다. 결론적으로 우리 정보기관의 역할 축소가 북한에게 잘못된 시그널(신호)를 줄 수 있다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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