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 꼭 필요한가요?” 대학생들의 솔직 토크








▲정재경(22) 경기대학교 국제관계학과(左), 지한슬(24) 경희대학교 경영학과(右). /김봉섭 기자

“지금 남북관계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요구하고 있다. 주어진 분단 상황의 관리를 넘어서 평화통일을 목표로 삼아야한다. 통일은 반드시 온다. 그 날을 대비해 이제 ‘통일세’ 등 현실적인 방안도 준비할 때가 됐다고 생각한다. 이 문제를 우리사회 각계에서 폭넓게 논의해 주시길 제안한다.”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해 광복절 경축사를 통해 ‘통일세’ 논의를 본격화 하자고 제안한 이후 국내 각계에서 이와 관련한 뜨거운 공방이 계속되고 있다. 정부 차원에서는 TF팀을 구성해 통일 재원 규모와 조성 방안 등을 연구 중에 있고, 학계에서는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는 현실적인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는 주문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국민들의 여론을 공론화 하는 작업은 아직까지 현재 진행형이다. 국민들의 통일의식 수준에 차이가 크고 여론화 또한 지지부진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특히 젊은 세대들 입장에서는 현실적으로 와닿지 않는 주제이다 보니 구체적으로 어떤 안을 택해야 할 지 혼란스럽다는 반응이다.


데일리NK는 통일 문제에 대한 대학생들의 의견을 들어보기 위해 ‘통일 가상 시나리오’를 주제로 대학생 2인의 토크를 기획했다.


지난 10일 데일리NK 회의실에서 진행된 ‘토크’에 참여한 지한슬(경희대 경영·24)씨와 정재경(경기대 국제관계학·22)씨는 북한에 의한 통일·한국에 의한 통일·분단 영구화·평화 통일 등 각 시나리오에 대해 솔직한 의견을 제시했다.


과연 대학생들이 생각하는 통일과 남북관계의 바람직한 지향은 무엇일까?



시나리오 1. 북한에 의한 통일


– 북한이 전쟁을 일으켰다고 가정해 볼까요? 두 분은 어떻게 하시겠어요?


지한슬(이하 지) : 저는 남자니까 당연히 군대를 가야겠죠. 하지만 전쟁이 나서 군대를 가든, 가지 않고 도망을 가든 그것은 개인의 판단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정재경(이하 정) : 저는 지금 ROTC를 지원한 상태예요. 그래서 전쟁이 나면 군대를 가겠죠. ROTC에 떨어지면 가족들과 함께 있거나 함께할 가족이 없다면 전쟁을 지원하는 자원봉사를 할 것 같아요. 그러나 주위에는 전쟁이 나면 무조건 이민갈 것이라고 하는 친구도 있죠.


– 한국에서 전쟁이 일어 났는데 군에 입대하지 않고 도망을 가거나 이민을 간다는 것은 너무 무책임한 행동 아닐까요?


지 : 사람들은 이기적인 존재니까 어쩔 수 없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실제로는 군대에 들어가는 것이 더욱 안전할 것 같은데요? 오히려 민간인들이 더욱 위험할 것 같아요.


정 : 남자들이 군 입대를 무시하고 도망간다는 것은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무섭고 두려울 테니까요.


– 북한의 대남 무력침공 행위가 정당화 될 수 있다고 생각하세요?


지 : 살기 힘든 북한 사람들이 막대한 규모의 물자가 소요되는 전쟁을 일으킬까요? 그런 가정 자체를 납득하기 힘듭니다.


– 그렇다면 북한의 기습 남침으로 한반도 전역이 통일될 가능성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정 : 일시적으로 수도권까지는 점령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만큼 거리가 가까우니까. 하지만 조금만 버티면 미군이 움직이니까 한반도 전역을 북한이 점령한다는 일은 불가능 할 것이라고 생각해요.


지 : 핵이 문제인데…


정 : 핵은 쓰지 않을 것 같은데요? 그것은 같이 죽자는 말과 다름 없잖아요? 김정일은 너무 많은 것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핵을 사용할 수 없을 것이고, 또 전쟁도 일으키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 제 생각이예요.


지 : 문제는 김정일을 이을 김정은도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을까라는 거죠. 그것이 지금 당면한 문제 아닐까요. 지금 김정은이 어떤 사람인지 모르기 때문에 그의 핵 사용 여부는 알 수 없죠.


정 :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요. 김정은으로 지도자가 바뀌면 오히려 개방을 하려고 나서지 않을까요? 주민들도 그것을 원하고 있고, 남한사회도 그것을 원하니까.


지 : 주민들이 개혁·개방을 원한다고 김정은이 그 말을 들어줄까요?


정 : 그것도 맞는 말이지만 주민들은 (김정은이 집권하면) 자신들의 입장을 관철시키려고 폭동시위를 일으킬 것 같습니다.


– 그렇다면 북한이 한반도 전역을 점령할 가능성은 얼마나 된다고 생각하세요?


지 : 1% 정도? 하지만 점점 다른 생각이 들기도 해요. 미국 신용등급이 강등되고, 중국의 힘이 점점 강해지고 있습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북한이 중국을 믿고 전쟁을 일으켜 중국도 끌어들일 수 있지 않을까요?


정 : 북한은 전쟁을 장기적으로 지속할 수 있는 능력이 없을 것 같아요. 일시적으로 우리나라가 좀 밀려도, 장기적인 전쟁이 계속 된다면 우리가 잠재력이 크니까 결국은 이길 것이라고 생각해요.


– 북한이 한반도를 무력으로 통일했어요. 중국의 반응은 어떨 것 같아요?


정 : 좋아하지 않을까요? 완충지대로 삼을 곳이 더욱 커졌으니까.


지 : 저는 북한에 의해 전쟁이 일어난다는 가상은 한 가지 전제가 깔려야한다고 생각해요. ‘북한은 절대 단독으로 전쟁을 일으키지 않을 것’ ‘중국이나 러시아 승인 하에 전쟁을 일으킬 것’ 이 두 가지죠.


정 : 저는 생각이 달라요. 중국은 서방 자유주의 국가와 등을 돌리면 경제성장을 못할 겁니다. 더욱이 중국은 지금 한창 경제성장에 목매고 있는 상태고요. 북한을 지원해 전쟁을 일으키면 중국도 국제적인 고립 상황을 면치 못할 것입니다. 중국이 북한을 지원해 전쟁을 일으킬 가능성은 없다고 봐요.


지 : 글쎄요, 북한이 ‘무력’으로 통일을 행할 시기가 다가오면 중국은 이미 강대국이 되어있지 않을까요. 중국은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미국의 국채를 보유하고 있고 ‘희토류’도 끌어모으고 있어요. 중국의 성장은 시간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 그렇다면 중국에 대한 대학생들의 이미지는 어떤 것 같아요?


정 : 북한을 옹호하는 나라. 이 정도죠.


지 : 그것보다는 자기의 이익대로만 행동하는 나라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북한에 의해 한반도가 통일이 됐다고 가정했을 때 북한의 통치 아래서 한국 사람들은 어떤 삶을 살게 될까요? 무슨 일이 일어날 것이라고 보세요?


정 : 우리의 삶의 질이 ‘확’ 떨어질 것이라고는 생각 안 해요. 우리가 이뤄 놓은 경제력이 있으니까. 하지만 서서히 낙후될 것 같기는 합니다. 통일 후 북한식 통치체제를 고수하느냐, 아니면 개혁·개방을 하느냐에 따라 달린 것이겠죠.


지 : 저는 한반도 전체가 중국에 편입될 것 같아요. 북한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이 그만큼 강하잖아요.


정 : 그럴 가능성도 있겠지만, 만약 북한이 한국을 통일한 후 개혁·개방을 하지 않는다면 북한의 지도부는 그 자리를 유지하기 힘들 것 같습니다. 한국 사람들은 이미 자유를 맛본 사람들입니다. 그런 사람들을 억압하고 통제한다면 과연 가만히 있을까요? 민주화가 될 때까지 시위, 반체제 운동이 계속 일어날걸요?


지 : 네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저는 북한이 절대 적화통일 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시나리오 2. 한국에 의한 통일


– 한국이 북한에 또다시 무력 도발을 당했다고 가정합시다. 이에 대해 보복을 하는 것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정 : 북한이 먼저 도발했으면 당연히 보복을 해야죠. 가만히 있으면 똑같은 사건이 터질 것입니다. 만약 국민적 동의하에 통일의 분위기가 무르익었다면 북한의 도발시 북한 전 지역으로 밀고 올라가는 것도 괜찮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지 : 저는 전쟁 자체를 반대하는 입장입니다. ‘원점타격’ 수위에 따라서 정당성 여부를 생각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그렇다면 우리가 북한에 공격을 받으면 어떻게 해야할까요?


지 : 연평도 사태로 저를 포함한 7~8명의 동료 장병들이 휴가에서 복귀한 적이 있었어요. 당시 그 복귀자들이랑 얘기를 했었는데 “이럴 때 평양까지 밀고가야 해”라고 말하는 친구들이 많았어요. 하지만 그런 일련의 과정 자체에서 사상자가 발생하기 때문에 그럴 때 일수록 신중한 자세로 한 발자국 물러서서 보는 것도 필요하지 않을까요.


– 북한의 선제 도발에 대해 ‘원점 타격’과 함께 도발 의지를 완전히 꺽기 위한 ‘북진’은 어떻게 보시나요?


지 : 저는 반대합니다. 그것은 전쟁입니다.


정 : 저도 반대입니다. 원점타격은 당연히 해야할 조치지만, ‘통일’은 평화적으로 해야합니다. 전쟁으로 통일을 하는 것은 원하지 않아요. 보복을 충실히 해야 하지만 전쟁은 안 됩니다.



– 만약 우리나라가 북진을 통해 김정일 지도부 축출에 성공했다고 가정합시다. 그렇다면 북한 재건의 주인공은 누가 되어야 할까요?


정 : 독일식 흡수통일을 모델로, 한국 정부가 주체가 되어야지요.


지 : 아닙니다. 당연히 북한 주민이 앞장서야 합니다. 한국 정부가 주체가 되면 그 재원은 누가 마련할 것이며, 그 같은 북한 재건 사업에 대한 국민들의 동의를 이끌어내는 것도 쉽지 않은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경제에 큰 부담이 될 겁니다. 많이 지원은 못하지만 ‘명분상’ 지원정도로 하는 것이 낫지 않을까요?


정 : 그렇게 하면 남북이 하나가 될 수 있을까요? 통일의 시점은 분명히 국민들의 합의하에 정해질 것입니다. 국민이 그렇게 원한다면 국가적인 희생은 감수해야겠지요. 통일 상황에서 한국 정부는 개입할 수밖에 없을 겁니다. 한국이 적극적이지 않으면 중국이 끼어들어 또다시 분단이 초래될 것 같아요.


지 : 저는 ‘통일에 적극적으로 나서면 안 된다’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단지 경제적인 면을 보면 우리나라가 막대한 손실을 입을 것 같아 하는 말입니다.


정 : 저는 오히려 통일됐을 때 보다 현재 분단 유지 비용이 더 많이 든다고 보는데요?


지 : 그러나 통일이 된다 해도 국방비는 줄일 수 없어요. 중·일·러에 둘러싸여있는 한 말이죠. 통일·통일세 보다는 내수시장과 우리나라 소외계층에 더 신경써야한다고 생각합니다.



– 그렇다면 통일이 과연 평화적으로 이뤄질 수 있을까요?


정 : 독일처럼 자연스럽게 흡수통일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것이 가장 이상적인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지 : 저는 가능하지 않다고 봐요. 북한이 평화통일을 해서 얻을 것이 없다고 생각할텐데 굳이 평화통일을 하려고 하겠습니까?


시나리오 3. 영구분단


– 한반도가 영구분단 될 가능성은 어떻게 보세요?


정 : 가능해요. 우리 또래 학생들은 전쟁을 겪지 못했어요. 굳이 북한 주민들과 섞일 필요성도 못 느껴요. 가능성은 40%정도라고 볼 수 있지 않을까요. 아직까지 영구분단 가능성이 50%를 넘을 것이라고는 생각 안 해요.


지 : 저는 ‘분단이 고착화 돼 영구분단 된다’라는 가능성이 90%라고 봅니다. 우리세대들은 ‘꼭 통일을 해야지’란 생각이 없을뿐더러 이런 상황이 계속된다면 영구적인 분단이 생길 것 같아요.


– 마지막으로 한 가지만 더 물을게요. 평화통일을 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요?


지 : 북한과 우선 문화적으로 교류를 하면서 친밀해진 이후에 통일에 대한 논의를 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요. 축구 같은 스포츠 관련 행사 논의를 한다든가, 통일의 청사진이라든가 먼저 이런 것을 편안하게 공유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봐요.


정 : 평화통일을 하려면 적어도 주민들의 의식이 깨어야 하지 않을까요? 그들이 정권 타도의 필요성을 느낄 때가 적기라고 봅니다. 우리가 북한 주민들의 의식이 깨어날 수 있도록 도와야한다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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