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4일 “통일은 객관적으로 이뤄지는 것이 아니고 정치적인 선택과 국민적 합의에 의해 이뤄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조 연구위원은 이날 오후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아시안리더십컨퍼런스’에 참석, “통일의 미래는 주관적인 우리의 선택이다. 긍정적인 비전을 가지고 국민적 합의를 통해 통일을 선택해야 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DMZ세계평화공원은 장소(place) 개념이 아니라 공간(space) 개념으로 이해한다. 세계평화공원은 북한에 대한 희망의 공간이라고 말하고 싶다”면서 “현재 북한은 면역력이 저하돼 스스로 극복할 수 있는 자체역량을 상실했다. 북한은 신뢰와 평화의 공간으로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세계평화공원은 단순히 남북만의 문제일 뿐 아니라 한·중·일의 관점에서 이해할 필요가 있다. 세계평화공원이 동북아 협력의 장이 되길 바란다”며 “공간으로서의 공원은 북한이 나올 수 있는 출구의 공간이고 동북아 협력의 공간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아키바 타다토시 전(前) 히로시마 시장은 “DMZ세계평화공원은 미래에 희망적인 프로젝트임에도 불구하고 널리 확산되지 못하고 있다”면서 “아이디어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돼 세계인들의 지지를 이끌어 낼 수 있는 방법으로 설계해야 한다”고 전했다.
아키바 전 시장은 또 “상업적인 측면에서 기업들을 참여시켜 자유무역지역이 공원 내에 조성될 수 있어야 한다”면서 “공원 내 박물관이나 평화 박물관도 구축될 수 있을 것 같다”고 주장했다.
홀 힐리 국제두루미협회(NGO) 회장은 “DMZ는 남북 대화의 장소가 될 수 있을 뿐 아니라 평화와 신뢰구축을 가능케 할 수 있는 공간”이라면서 “자연자본을 적극적으로 이용하고 금전적 가치를 부여함으로써 DMZ의 가치가 더 확대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백훈 중앙대 교수는 “DMZ세계평화공원 프로젝트 아이디어가 계속해서 제안되고 있다. 그러나 북한이 제안들을 어떻게 받아들일 수 있을지 등의 도전과제에 직면해있다”면서 “단기적으로는 가능성이 희박하지만 이 점이 공원 성패를 결정짓는다”고 전했다.
백 교수는 “DMZ에서 석유를 거래하는 허브를 구축하는 것을 제안한다”면서 “여수와 울산에 오일허브를 구축하고 있는데 동북아 오일허브의 세 번째 부지로서 DMZ를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북한으로부터 3km 떨어져 있고 비무장지대에 유일하게 포함되어 있는 인천 교동도가 오일허브 후보지가 되고 있다. 자연보호, 기술적 타당성 문제 등이 극복돼야 하지만 중국기업들이 교동도 프로젝트에 참여할 경우 많은 안정성을 부여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교동도는 환경보존의 의미에서 모니터링과 통제가 잘 진행될 수 있기 때문에 (공원조성에)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