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후 北최고급 관료, 거취 어떻게 되나?

1체제 통일이 현실적이지 않고 불가능하다는 지적이 많지만, 통일국가의 운영체제로서 1체제 통일을 상정할 수 있다. 그리고 1체제 통일이 아니라면 2체제 통일로 가야하는데 연방제 방식과 홍콩식 특구 방식을 생각해 볼 수 있다. 그리고 통일방식은 아니지만 동맹방식으로의 국가연합이 통일국가의 체제로 검토될 수 있다.

연방제의 경우

북한이 주장해 왔던 통일방법이나 통일과정으로서의 연방제는 아무런 현실성이 없다. 그러나 흡수통일 이후 국가운영 체제로서의 연방제까지 배제할 수는 없다. 통일방안으로서의 연방제와 통일 후 국가운영원리로서의 연방제는 그 차원이 전혀 다르다. 주권문제가 완전히 해결된 조건에서는 통일 이후의 국가시스템으로 연방제를 가장 현실적인 형태로 고려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연방제의 기본 구조는 연방대통령이 안보와 외교를 맡고 각 지역정부가 내정을 담당하는 구조다. 연방대통령이 안보를 맡는다는 것은 단순히 국방의 의미뿐 아니라 통일의 수호와 연방의 안정적 유지 등과 관련된 광범한 업무를 맡는다는 의미다. 따라서 통일 유지, 통일의 안정적 발전, 반통일 세력에 대한 정치적 대처 및 사법적 대처, 안보를 위협하는 세력의 색출 및 그에 대한 사법처리, 국내외 종합적인 국가적 차원의 정보업무 등을 맡게 될 것이다. 따라서 연방차원의 정보기관, 수사기관, 검찰기관 등은 통일당시의 판단에 따라 달라질 수는 있겠지만 설치하게 될 가능성이 훨씬 높다. 특히 정보기관의 경우에는 연방차원의 정보기관만 존재하고 남과 북에는 별도의 정보기관이 없는 식의 구조로 될 가능성이 높다.

연방수사기관은 연방 관련 범죄만 수사하게 될 텐데 그 범주는 통일 당시에 정하는 것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특히 통일의 유지에 심각한 해를 입히는 범죄, 남북 간의 이동에 관한 범죄, 전국적 범위의 통신이나 교통에 관한 범죄 등이 연방에서 담당할 수사대상이다. 실제로 구체적으로 법을 정하기 시작한다면 상당히 많은 영역으로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미국의 연방 관련 법률을 상당히 많이 참조하게 될 텐데 미국과 비슷하거나 미국에는 못 미친다고 하더라도 그에 버금갈 정도로 꽤 넓은 범위의 수사 및 사법처리 기능이 들어가게 될 것이다.

연방에는 연방대법원뿐 아니라 연방과 관련된 형사, 민사의 처리를 위한 연방 차원의 기초법원, 항소법원까지 만들 수밖에 없다. 연방 대법원이 미국의 연방 대법원과 비슷한 역할을 하게 될지 아닐지는 그때 가서 결정할 문제이지만 미국의 연방 대법원과 비슷한 역할을 할 가능성도 높다. 연방 대법원을 남북 각각 대법원의 상급 법원으로 설정할지 아니면 별개의 사법시스템으로 설정할 지도 그때 가봐야 되겠지만 연방 대법원이 상급법원이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검찰이나 수사기관의 경우는 지역정부의 기관과 연방기관이 상하급의 관계가 아니라 별도의 기관이다.

연방차원에서 헌법재판소 혹은 헌법위원회를 별도로 설치할지도 논의해봐야 한다. 남북한에 각각 헌재가 있겠지만, 국민의 기본 권리와 의무는 연방헌법에 규정될 것이기 때문에 연방헌법에 대한 재판이 중요하다. 지난 27년 동안 운영돼온 한국의 헌법재판소가 긍정적 평가를 받고 있어서 연방차원에서도 헌법재판소를 설치하자는 주장이 나올 수도 있다. 만약 연방차원의 헌법재판소가 만들어지면 연방대법원의 역할은 많이 축소될 수밖에 없다.

연방에서 설치할 부처와 기관들에는 남북 간의 균형적이고 종합적 발전을 담당하는 기관, 남북 간의 종합적이고 균형적인 복지를 담당하는 기관, 남북 간의 인적 이동을 담당하는 기관, 북한에 대한 전문 인력 파견과 북한 유학생 교육을 담당하는 기관, 전국적 범위의 교통과 통신을 담당하는 기관, 남북 간의 언어통일을 담당하는 기관 등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 지역의 종합발전계획을 수립하는 것을 연방이 주도할지 북한 지역정부가 주도할지는 미리 정할 필요는 없지만, 북한 지역정부가 중심이 될 가능성이 높다. 북한 발전에 대한 종합계획은 북한 지역정부가 주도하고, 북한 지원업무는 재원을 갖고 있는 연방정부가 주로 할 수밖에 없어 보인다. 연방 대통령은 우파, 지역정부는 좌파라든지 이렇게 되면 개발계획을 세우거나 지원을 하는데서 충돌이 있을 수 있다.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이런 것을 충분히 예상하고 권한다툼이 생기지 않도록 연방 헌법을 정교하게 짜야 한다.

연방정부를 구성하는 관료를 남북한에서 동수로 파견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북한에는 근대적 법치나 행정교육을 받은 관료들이 거의 없다. 대표성이 있는 최고급 관료, 장차관들은 8대2정도, 중상급 관료는 9대1정도로 맞춰야 하지 않을까? 하급 관료들은 처음부터 인구비례로 해도 상관없으나 최고급 관료들의 경우 통일 후 5년 정도 지난 후에 인구비율로 맞출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고 해도 인권의식, 법치의식 같은 근대적 의식이 강하게 필요한 부서에는 배치하기 힘들 것이다. 교통 통신부는 가능해도 법무부, 노동부, 여성부 등은 힘들 것 같다. 중상급 관료들은 5년이 지나도 8대 2정도에 머물 수밖에 없을 것 같다.

남북한 각 지역 정부가 내정을 담당하지만, 연방 차원에서 이러저러한 부처와 기관들이 만들어지게 되면 연방정부가 내정의 광범한 영역에 개입할 수밖에 없는 구조가 형성될 것이다. 뿐만 아니라 연방 대통령이 내정을 담당하고 있는 정당에 강력한 리더십을 갖고 있다면 더욱 내정 개입력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많은 돈이 연방에서 나오게 되어 있고 군대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연방정부가 초기에 강한 통제력을 발휘하는 것에 큰 장애는 없을 것이다. 시간이 흐르면 정치투쟁 등의 영향을 받겠지만 초기에는 연방의 권위에 대항하는 분위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권한쟁의도 시간이 지나면서 경험이 축적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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