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준비委’ 한시적 기구로 전락하지 않으려면…

박근혜 대통령이 25일 취임 1주년을 맞아 발표한 ‘경제혁신 3개년 계획 담화문’에서 대통령 직속 기구로 ‘통일준비위원회’를 신설하겠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이 신년 기자회견에서 ‘통일은 대박’이라고 밝힌 만큼 임기 내에 통일준비를 보다 구체적이며, 본격적으로 준비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박 대통령은 이날 담화문을 통해 통일준비위에 외교·안보, 경제·사회·문화 등 민간 전문가와 시민단체(NGO) 등을 폭넓게 참여시키겠다는 말했다. 또한 이 기구를 통해 ‘통일의 청사진’을 마련하겠다는 의지도 피력했다.


아직 통일준비위의 조직 구성과 역할 등 구체적인 시나리오가 나오진 않았지만, 통일준비위가 통일과 관련한 전 분야에서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또한 통일준비위는 통일부와 대통령 자문기구인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민주평통) 등의 기능을 일정 부분 통합하는 역할을 맡게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북한과의 교류 협력을 위한 창구 역할까지 담당할 것으로도 전망된다. 때문에 통일준비위의 기능과 역할이 통일부와 민주평통의 기존 업무와 중복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이와 관련 통일준비위 신설 계획이 발표되자 통일부 내에서는 ‘통일부의 위상과 역할이 대폭 축소되는 것 아니냐’는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이에 대해 김의도 통일부 대변인은 26일 정례브리핑에서 “통일부와 통일준비위원회는 기본적으로 기능상 중복되거나 상충되는 것은 아니라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통일준비위원회 구성·운영 과정에서 기능 중복이 발생하지 않도록 부처 간 충분한 협의를 통해 고려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전문가들은 통일준비위는 통일에 대한 국민 여론을 수렴해 공감대를 형성하는 역할을 중점적으로 담당해 나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 대통령이 이날 준비위를 통해 “남북 간, 세대 간의 통합을 이루어 새로운 시대의 대통합을 이끌겠다”고 말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더불어 통일준비위가 대통령 직속 기구인 만큼 한시적인 기구가 되지 않으려면 이념을 초월한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내는 것이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통일부와 민주평통의 기능과 역할이 중첩될 수 있는 만큼 통일준비위는 통일과정부터 이후까지 장기적인 플랜을 가지고 준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오경섭 세종연구소 연구위원은 26일 데일리NK에 “통일준비위는 경제적인 면에서 통일비용, 북한 개발과 사회통합 측면에서 남북한 주민들의 사회통합, 행정적 통합을 준비하는 기능을 해야 한다”면서 “통일과정부터 이후까지 통일한국을 제도적으로 준비하고 정책을 구체화하는 데 초점을 맞춰 나가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오 연구위원은 “통일준비위 신설은 실제 대통령이 임기 내에 통일한국으로 가는 구체적이고 종합적인 로드맵을 만들겠다는 것”이라며 “이념과 정파를 떠나 통일에 대한 사회적 통합을 만들어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 대북전문가는 “통일준비위의 신설은 통일에 대한 젊은층의 관심 유도, 우호적인 사회적 환경 조성을 해나가자는 것이 중심으로 보이는데 실행자들은 단기적 관점, 경제적 측면에만 관심을 두고 있는 것 같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그는 “조직 구성이나 역할 등이 아직 구체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통일부와 업무가 중첩되는 것을) 평가하기에는 적절치 않다”고 말을 아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