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장관 내정자 인도적지원 발언 `주목’

김하중 통일부 장관 내정자가 10일 자신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대북 인도적 지원과 관련, 정책변화를 예상케 하는 발언을 내놔 눈길을 끌었다.

김 내정자는 ‘대북 인도적 지원을 국군포로 및 납북자, 북한 인권문제와 연계시킬 생각이 있느냐’는 질의에 “인도적 지원이라고 규정한다면 연계하기가 곤란하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인도적 지원이라는 것이 규모가 적당하면 인도적 측면에서 고려해서 할 수 있겠지만 규모가 크면 북핵 상황, 남북관계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결정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힌 것.

특히 그는 비료지원에 언급, “양이 상당히 많고 현재 북핵문제가 어떻게 될지 불투명한 상황”이라며 “여러 요소에 대해 내부 협의를 거쳐 결정하리라 생각한다”고 부연했다.

김 내정자의 발언 가운데 무엇보다 눈길을 끈 대목은 인도적 명목으로 북에 제공하는 쌀차관과 비료의 규모에 대한 언급으로, 그 배경이 예사롭지 않다는 시각이 제기되고 있다.

이 같은 시각은 대북 비료지원 건을 계기로 이명박 정부가 남북관계의 첫 단추를 꿸 것이라는 일각의 예상과 맞물려 정책 변화를 시사한 것 아니냐는 분석으로 이어지고 있다.

과거 매년 30만~40만t선이었던 비료 지원량과 차관 형태로 제공됐던 40만~50만t 가량의 쌀 지원량 중 일정 수준을 넘어서는 부분에 대해서는 다른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는 뜻을 내비친 것이란 얘기다.

이와 관련, 일각에서는 그동안 무상 제공해온 비료의 경우 인도적 지원용과 북한의 농업을 돕는 경협용으로 성격을 이분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 아니냐는 추측을 내놓고 있다. 경협용으로 구분한 물량에 대해서는 북핵 등 상황과 연계해 지원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는 뜻을 피력했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쌀.비료 지원에 북핵 상황이나 다른 인도적 사안을 연계한 것이 사실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기 때문에 큰 변화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시각도 만만치 않다.

실제로 김대중 정부는 1998년 이후 비료지원과 이산가족 상봉을 사실상 연계했고 노무현 정부는 2006년 북한이 북핵상황을 악화시키자 쌀 차관과 비료 지원을 유보한 바 있다. 또 이듬해 북핵 2.13합의가 이뤄졌어도 정작 쌀 차관은 북한의 영변 핵시설 가동중단 조치가 가시화되는 시기에 제공됐다는 점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이명박 정부는 그러나 비핵화를 우선으로 남북 관계에서도 ‘실용’을 내세우고 있는 만큼 쌀.비료 지원의 성격을 세분화 또는 재조정하는 동시에 이를 다른 사안과 연계할 가능성을 배제하기는 어렵다는게 일부 전문가들의 예상이다.

김 내정자의 발언을 놓고 이처럼 분분한 해석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한 당국자는 “아직 인도적 지원 문제에 대한 정부의 입장이 정해지지 않았고 김 내정자는 공식 업무를 시작하지 않은 상황”이라면서 “외교안보라인 세팅이 마무리되어야 그런 문제를 본격 협의하게 될 것”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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