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연구원 학술회의, 햇볕정책 혹평 일관

김대중 노무현 정부를 포함해 역대 정부의 통일정책을 자문.연구해온 통일연구원의 개원기념 학술회의에서 주제발표를 한 이 연구원의 선임연구원들이 지난 10년간의 대북 햇볕정책에 대해 “총체적인 실패” 등으로 혹평해 눈길을 끌었다.

통일연구원은 지난해 개원기념 행사에서만 해도 이재정 당시 통일부 장관으로부터 “명실상부한 통일 정책의 싱크탱크”로서 “통일정책의 수립과 추진에 큰 도움이 됐다”는 평가를 받았었다.

그러나 18일 서울 그랜드힐튼호텔에서 열린 개원 17주년 기념 ’2008년 남북관계의 진단과 과제’ 학술회의에서 특히 전성훈 선임연구위원은 북한이 핵실험을 했다고 발표한 2006년 10월 9일을 “대한민국의 통일.안보.외교의 국치일”이라고까지 주장하고 햇볕정책을 “총체적인 실패”라고 말했다.

그는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이명박 정부의 역할’이라는 제목의 주제발표에서 또 김대중, 노무현 정부에 대해 “북한의 핵개발을 막지 못한 역사적인 책임에서 벗어나기 어렵다”면서 “역사의 엄중한 평가를 받게 될 것”이라고도 말했다.

최진욱 선임연구위원도 주제발표에서 언론 보도를 인용하는 형식으로 “대다수 국민들은 정책 추진 과정에서 나타난 햇볕정책의 문제점에 공감하고” 있으며, “햇볕정책에 대한 반성과 비판에는 상당히 타당성있는 부분이 많다”고 말했다.

전성훈 연구위원의 발표 내용에 대해 토론자인 신율 명지대 교수는 “자칫 북핵문제를 과대평가하거나 지나치게 부각시킬 경우 또 다른 정치적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도 있다”면서도 “북핵문제를 과소평가하거나 의도적으로 축소해서 생각하려던 그러한 측면을 중요하게 지적했다고 생각한다”고 찬동했다.

역시 토론자인 홍규덕 숙명여대 교수도 “전 연구위원의 메시지는 북한의 어떤 핵이 얼마나 중요한 위협이 되는가에 대해 중요하게 재인식하게 했다”고 찬동했다.

이날 통일연구원 학술회의의 발표 기조가 두 전임 정부의 대북 포용정책에 대한 혹평으로 일관한 데 대해 익명을 요구한 한 연구위원은 “연구원에는 다양한 견해를 가진 학자들이 있는 만큼 학술회의 발표내용이 연구원 전체의 의견은 아니다”며 “주제발표 내용도 연구의 자율성을 존중한다는 측면에서 사전에 수정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봉조 통일연구원장 역시 “연구위원에 따라 다양한 스펙트럼이 존재한다”고 말했다.

한편 홍양호 통일부 차관은 이날 축사에서 “앞으로 정부는 대북정책과 관련한 모든 노력들을 실용과 생산성에 입각하여 추진해 나갈 것”이라며 “남북관계를 개선하기 위한 노력을 적극 전개하면서 그 과정에서 미국 등 유관국들과 충분히 조율함으로써 국제사회의 신뢰와 협조를 보다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동안 교착상태에 있던 핵문제는 지난주 북미 싱가포르 회담을 거치면서 해결의 실마리를 마련한 것 같다”면서 “정부는 이러한 한반도 정세와 관련한 새로운 움직임에 효과적으로 대응해서 이를 남북관계 발전으로 이어가고자 한다”고 덧붙였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