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연구원 “김정일, ‘체제유지형 개방전술’ 구사”

▲ 2004년 김정일-후진타오 정상회담

▲ 2004년 김정일-후진타오 정상회담

김정일 정권이 현 위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외부 개방에 나설 수는 있겠지만 내부 개혁을 추진하기는 힘들 것 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통일연구원은 6일 ‘북ㆍ중 관계 강화의 영향과 우리의 대응책’이란 보고서를 발간하고 “미국의 대북적대시정책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중국은 북ㆍ중 관계 강화를 통해 북한의 후견인 역할을 하겠다는 입장을 보임으로써 김정일 체제의 안정에 기여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보고서는 “탈냉전 이후 중국은 위로부터 점진적 개혁ㆍ개방을 추진하면서 북한에 대해 중국의 정책 노선을 수용할 것을 권유해왔다”며 “그러나 북한은 중국의 개혁ㆍ개방 노선을 적극적으로 수용하기보다는 체제수호적인 개혁ㆍ개방에 주력해왔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개혁ㆍ개방에 대한 양국 입장 차이의 예로 지난 2002년 북한의 신의주 행정특구 추진을 들며 “중국은 신의주특구에서 카지노, 향락 산업 등이 우선 추진될 것을 우려, 특구 행정장관 내정자인 양빈을 전격 체포했다”고 지적했다.

김정일, 대외개방 하더라도 내부개혁엔 소극적

이어 “북한이 북ㆍ중 경제관계의 긴밀화 및 김정일 방중을 계기로 경제정책에서 변화를 시도할 가능성도 높지만, 이는 개혁보다는 개방에 무게를 둘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에 대해 “김일성과 비교할 때 김정일은 대외개방에는 적극적인 반면, 대내 개혁에는 소극적”이라며 “개방특구에서 시장경제의 운용원리를 수용하면서 단계별로 개방정책을 확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보고서는 또 “북한이 7.1조치의 후속조치로서 획기적인 대내 경제개혁조치를 취할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전망했다.

“7.1조치는 일부 성과에도 불구하고 물가 폭등, 빈부격차 심화와 같은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했다”며 “최근 북한이 배급제를 다시 강화한 것은 경제개혁의 결과로 나타난 북한 사회의 잠재적 불안요인을 시정하고자 하는 조치로 해석된다”고 분석했다.

북핵문제 해결과 관련해서는 “미국은 북ㆍ중 관계 긴밀화를 용인하는 대신, 중국이 대북지렛대를 활용하여 북한의 핵 포기를 설득하도록 요청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결국 북핵문제의 평화적 해결에 대한 중국의 책임을 증가시킬 것”이라고 전망했다.

보고서는 이어 “북한 위폐문제와 미국의 대북금융제재가 6자회담 재개의 걸림돌이 되고 있는 바, BDA(방코델타아시아은행)가 중국 관할이라는 점에서 이 문제와 관련된 중국의 역할이 주목된다”며 “미국은 BDA에 대한 금융제재를 통해 북한에게 압박을 가하는 한편, 중국에게도 북한의 국제적 불법 행위 규제에 대해 적극적인 입장을 취할 것을 요청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北-中 관계 긴밀화 이용해 지연작전 구사할 것

그러나 “중국은 부시행정부가 내부 상황상 군사적 조치와 같은 강경책을 택할 수 없을 것이라고 판단하고, 북한에게 핵포기를 강력하게 설득하며 북핵문제의 조기 해결을 추진하기보다는 6자회담의 틀을 유지함으로써 북핵문제의 악화를 방지하고 단계적으로 해결을 모색하는 관리에 치중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보고서는 “북한의 입장에서 볼 때, 북ㆍ중 관계 긴밀화는 미국의 대북압박정책을 완화시킬 수 있는 최소한의 안전판을 제공하고, 경제적으로 지탱할 수 있는 수단을 제공하고 있다”며 “북한은 향후 북ㆍ중 관계를 활용해 6자회담에 형식적으로 참여하되, 핵폐기를 지연시키고 생존을 모색하는 방안을 강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보고서는 “중국의 대북영향력 증대에 비례해 미국은 자유의 확산정책에 입각한 북한체제의 비민주적 성격을 계속 문제시할 것”이라며 “이를 둘러싸고 미ㆍ중간 입장 차이가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은 미국의 자유 및 인권확산 정책이 자국에 미칠 파급효과를 우려, 미국의 일방주의적 자유의 확산 정책이 오히려 북한의 비타협성과 국제적 고립을 초래하고 있다고 지적할 것”이라며 “북한과 점진적으로 경제협력과 정치ㆍ외교 관계를 발전시키는 것이 궁극적으로 북한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이라고 주장을 펼 것”이라고 예상했다.

양정아 기자 junga@dailyn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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