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시 北국유재산 사유화 신중해야”

독일 통일 당시 서독 자본에 의한 동독내 국유재산의 신속한 사유화는 구동독 지역 경제의 자생력을 현저히 약화시켜 그 후유증이 통일 20년이 지나도록 지속되고 있는 상태라고 송태수 한국기술교육대학 노동행정연수원 교수가 26일 주장했다.


송 교수는 이날 북한법연구회가 ‘독일통일과정과 신탁관리청에 의한 동독 국유재산 사유화 정책’이라는 주제로 서울 뉴국제호텔에서 개최한 월례발표회에서 이같이 밝히고 “우리도 향후 독일처럼 통일됐을 경우 북한내 국유재산의 사유화는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통독 직전인 1989년부터 2000년까지 독일에서 유학한 그는 “2000년 기준으로 동독지역에서 1천 명 이상을 고용하고 있는 중견기업이 50개 정도밖에 안 됐다”며 “통독과정에서 구동독 국유재산 처리는 1990년 7월 설립된 ‘신탁관리청’에 의해 4년간 졸속으로 진행됐다”고 말했다.


“신탁관리청은 당초 동독 ‘인민재산’을 신실히 관리하자는 취지에서 설립됐으나 이후 서독 정치.경제인의 입김에 휘둘려 신속한 사유화로 업무 성격이 변질됐다”면서 그 결과 신탁관리청이 기업분할 및 현금매각 원칙에 입각해 사유화한 동독 기업 1만5천여 개 중 약 85%가 현금이 풍부한 서독 기업인들에게 넘어갔다고 그는 밝혔다.


그는 또 “신탁관리청이 연방정부 개입하에 적극적 경영정상화가 필요했던 65% 이상의 동독 국영기업을 자산가치에 대한 올바른 판단 없이 지나치게 서둘러 헐값에 매각했다”며 “서독 기업들도 신탁관리청을 통해 동독 기업관련 정보를 빼내 ‘알짜’ 기업의 일부만 인수해 하청화하거나 잠재적 경쟁자는 시장에서 퇴출시켰다”고 지적했다.


그는 “동독기업들이 경쟁력을 갖춘 다음 사유화가 진행됐어야 했는데 그렇지 못했다”며 “이는 동서독 화폐통합이 실물경제의 경쟁력과 생산성을 고려해 1대4 정도가 아니라 동독 주민의 ‘대규모 서독 이주’를 막기 위해 1대1로 된 데서 보듯 ‘정치적 합리성’이 ‘경제적 합리성’을 압도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남북한은 동서독보다 경제력 격차가 훨씬 크다는 점에서 향후 국유시장 사유화 뿐 아니라 노동시장의 통합에서도 실용적 관점에서 되도록 천천히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그는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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