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세 논의, 국민적 합의까지 ‘첩첩산중’

이명박 대통령이 15일 광복절 경축사에서 ‘통일세(稅)’를 언급함에 따라 향후 정부와 여권이 내놓을 대책안에 관심이 집중된다.


그동안 민간의 ‘통일 연구’ 차원에서 ‘통일비용’과 관련된 주장이 제기된 적은 있지만, 정부차원에서는 아직까지 공식화되지 않았다. 하지만 이 대통령이 광복절 경축사에서 이를 직접 언급함에 따라 정부 차원의  정부의 통일비용 추산 작업과 이를 뒷받침하는 ‘세수 확보 방안’ 마련이 예정된 수순으로 읽힌다. 


일단 이 대통령의 발언을 통해 국민의식속에 추상적으로 존재해 왔던 ‘통일문제’가 현실 정책으로 검토된다는 측면에서는 나름 긍정성이 있다고 평가된다. 그러나 통일세와 관련된 국민적 합의를 도출하기까지는 적지않은 난관이 기다리고 있다.


특히 ‘통일의 시기와 방법’에 대한 국민적 합의가 아직까지 뚜렷치 않은 상황에서 이 대통령의  발언이 너무 앞서가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친북세력들이 주장하는 ‘북한 주도의 연방제 통일론’은 처치해 두고라도 중도-보수진영에서 조차 통일론에 대한 밑그림에 합의를 도출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통일세 논의’가 자칫 북한-통일 문제에 대한 국론 분열 양상으로 번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더구나 북한이 김정일 건강, 3대 후계세습, 경제난, 유엔 제재 등 심각한 제체 불안 요소를 떠 안고 있는 상황에서 ‘급변사태’까지 포괄하는 통일론을 정부가 공론화 할 경우 자칫 북한의 반발이나 심각한 남남갈등으로 왜곡될 가능성도 적지 않다.         


또 한편으로는 우려되는 것은 국민들의 조세저항이다.  


대통령 직속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가 지난 3월 전국 만 19세 이상 성인남녀 1,008명을 상대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47.6%가 “통일비용을 부담할 의향이 없다”고 답했다. 통일비용을 부담할 의향이 있다는 사람들 중 57.6%는 ‘년간 10만원 미만’을 선택했다. ‘년간 20~29만원 부담’을 선택한 사람은 전체 응답자에 1% 미만이었다. 이 같은 통계가 전체 국민들의 심중을 대변한다고 볼 수는 없겠지만 아직까지 국민의식 속에 통일문제가 현실로 자리잡지 않고 있다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    


통일의 시기와 그에 따른 예상비용을 추산하는 방법도 논란이 불가피 하다.


통일비용을 통일 완성 단계까지 잡을지, 아니면 통일 이후 분단 후유증이 완전히 수습될 때까지로 잡을지에 따라 예상비용에서 큰 차이가 발생한다. 여기에 급변사태로 인해 북한 내부 안정화 사업 비용이 크게 증가할 경우도 고려되어야 한다.


지금까지 민간 차원에서 제기된 ‘통일비용’은 대체적으로 통일과정에서 발생하는 혼란을 극복하기 위한 위기관리비용(식량 및 의약품 등 지원) 통일 이후 남북한 제 분야의 통합비용(정치, 군사, 경제, 사회문화 등 제도 통합비용) 북한의 GDP를 일정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소요되는 투자비용(남북간 소득격차 해소) 등으로 추정되어 왔다. 대체적으로 경제통합을 위주로 통일비용이 추산된 경우가 많았던 셈이다.


지난 3월 랜드연구소 국제경제 전문가 찰스 월프 박사는 북한을 남한 수준으로 끌어올리는데 필요한 비용을 1조7천만 달러로 추정했다. 남한의 1인당 GDP(국내총생산)를 2만 달러, 북한의 1인당 GDP를 700 달러로 전제하고 남한인구 4천800만 명, 북한인구 2천400만 명으로 가정한 추계였다.


다만 그는 북한 GDP수준이 향후 5~6년내 2배 정도 증가할 경우 통일비용은 620억 달러로 크게 낮아 질 수 있다는 전망을 덧붙였다.


피터 백 미국 스텐퍼드대학 아시아 태평양센터 연구원은 북한주민들의 소득을 남한주민들의 80%로 끌어 올리기 위해서는 30년간 총 2조~5조달러가 필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지난 1월 월스트리트저널(WSJ) 기고문에서 “남한 사람들만 통일비용을 분담할 경우 1인당 최소 4만달러 정도를 부담해야 할 것”이라며 이같이 추정했다.


통일비용과 관련해 우리 정부의 현실 비교대상인 독일의 경우 1991~1999년까지 총통일비용은 8,354억 유로(순통일비용은 6,304억 유로)로 연평균 약 928억 유로를 지출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1999년 이후 독일정부가 동서간 위화감을 고려해 통일비용을 공식적으로 발표하고 있지는 않지만 독일 민간연구기관들에서는 1990~2009까지 총 통일비용을 약 2조유로(순통일비용은 1조  6천200억 유로)로 추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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