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 “WFP 공식 대북지원 요청시 입장 결정”

통일부는 30일 대북 식량지원 문제와 관련, “세계식량계획(WFP)이 식량지원을 공식적으로 요청해 올 경우 관계부처와 협의를 통해 정부 입장을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WFP는 이날 앞서 북한이 10년만에 최악의 식량위기를 맞고 있다는 내용의 긴급 북한식량안보 실사 결과를 발표했다.

김호년 통일부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아직 북한 식량 수요 조사내용에 대해 상세한 결과를 공식적으로 통보받지 못했기 때문에 북한 식량사정의 심각성 여부를 확인할 수 없다”며 “WFP가 그 내용을 공식적으로 통보하고 대북지원을 요청해오면 국민 여론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정부 입장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순수 인도적 차원의 대북지원은 북핵 등 정치적 문제와 관계없이 인도주의 차원에서 추진한다는 원칙 하에 북한이 지원을 요청해오거나 북한 주민의 식량 상황이 매우 심각하다고 확인될 경우 국민여론을 감안해 지원을 결정하겠다는 대북 식량원칙을 재확인했다.

그는 금강산 사건과 식량지원을 연계할 것이냐는 질문에 “식량지원을 포함한 모든 대북정책은 국민 여론을 토대로 해서 국민이 동의할 때, 국민이 하라고 할 때 하는 것”이라며 “그것이 가장 투명한 방법이고 올바른 방법”이라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국민 여론 수렴 문제와 관련, “전에도 대북식량 지원이 이슈화됐을 때 정부 차원에서 국민여론 조사를 한 바 있다”며 “지금까지는 국민 여론조사 등 구체적 계획이 잡혀있는 것은 없지만 WFP에서 결과를 통보해 오면 그때 어떻게 해야 할지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또 우리 정부의 식량 지원 결정에 있어 WFP나 미국의 식량지원 내용이 영향을 미칠 수 있느냐는 질문에 “미국의 지원이든 WFP 지원이든 고려요소는 되겠지만 대북지원은 정해진 원칙하에 우리 정부가 결정하는 것”이라며 “우리가 우리동포를 위해서, 그리고 인도주의적인 차원에서 우리가 결정해서 우리가 지원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WFP와 식량농업기구(FAO)는 최근 3주동안 량강도와 함경남도, 함경북도, 강원도, 황해남도, 황해북도, 평안남도, 평양 등 8개 도 53개 마을의 민가와 유치원, 병원 등에 대해 긴급 식량안보평가를 실시하고 이날 베이징에서 그 결과를 발표했다.

장 피에르 드 마저리 WFP 평양사무소장은 베이징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북한이 지난해 8월 발생한 홍수와 흉년으로 인해 1990년대 후반 이후 10년 만에 최악의 식량위기를 맞고 있다면서 “북한 주민 500만∼600만명이 식량난으로 인해 끼니를 제대로 채우지 못하거나 야생 과일이나 초근목피로 목숨을 연명하는 등 기아 수준으로 전락할 위험에 빠지고 있다”고 말했다./연합

소셜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