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 ‘햇볕파’ 위촉…대통령 뜻 모르나?

최근 통일부가 정책자문위원을 새로 위촉하면서 지난 10년간 실패한 대북정책을 자문했던 위원들을 또다시 위촉, 북한 전문가들 사이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또 40명의 신임 자문위원 중 북한인권 전문가는 한 명도 없어, “인류보편적 가치 차원에서 북한인권 문제에 접근하겠다”고 언명한 이명박 대통령의 대북정책 의중을 통일부가 잘 모르고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게다가 오랜 경험이 필요한 ‘남북회담’ 분야는 실제로 남북회담을 해본 경험이 없는 무경험자들로 구성되었고, ‘통일교육’ 분야는 외교안보통일 분야에서 제대로 이름도 알려지지 않은 거의 무명인사들로 채워졌다.

이 때문에 통일부가 실제 일을 제대로 하기 위해서 자문위원을 위촉한 것인지, 이름만 자문위원으로 올려놓고 실제 역할은 별로 없는 구태를 되풀이하려는 것인지 의문을 자아내고 있다.

통일부는 현 정부 출범후 자문기구인 통일정책평가회의(종전 위원수 25명)를 정책자문위원회(종전 위원수 74명)로 통합, 통일정책∙교류협력∙인도협력∙통일교육∙남북회담 분과위원회 당 각각 8명으로 새롭게 위원단을 구성했다.

이번 자문위원회에는 대통령직 인수위에 참여한 현인택 윤덕민 김일영 한용섭 이정민 교수 등을 비롯해 유호열 고려대 교수 , 제성호 중앙대 교수, 이원웅 관동대 교수, 조명철 연구원 등 그동안 대북정책의 실패를 꾸준히 비판해온 인사들이 새롭게 포함돼 물갈이가 된 측면이 없지 않다.

하지만 자문위원들의 전문성, 성향, 능력 등을 다각도로 검토해보면 검증되지 않은 인물들이 대거 포함됐고, 특히 이명박 정부의 비핵개방3천, 탈북자, 북한인권문제 등의 대북정책에 부합하지 않은 인물들이 포함돼 있어 통일부가 과연 새 대북정책을 제대로 실천하려는지 의지가 의심되는 측면도 없지 않다.

특히 과거 햇볕정책을 지지했던 L, K, Y, S, C 교수 등이 새 정부에서도 그대로 자문위원회에 포함돼 무슨 기준으로 자문위원을 위촉했는지 의문시 된다.

또 북한인권 분야는 인권문제의 특성상 외교안보통일의 학계 외에도 공산주의 체제 전문가, 법률가, 언론인, NGO, 정당 산하 연구소 등 현장 중심의 책임자들이 중요한데도 불구하고 이번 자문위원회에 전혀 고려되지 않았다.

이와 관련, 북한 인권문제를 다루는 인도협력국 당국자는 “북한과 관련한 책을 냈거나 탈북자, 북한 정치구조에 대한 연구활동을 했던 분들을 추천했다”면서 “이념적 성향보다는 개인 역량이 주된 추천 기준이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인도협력 분야의 제성호, 이원웅 교수를 제외하면 북한 인권문제를 꾸준히 제기해온 유호열, 김일영 교수 등은 교류협력, 통일정책 분과로 배치되어 있으며, 일부는 검증도 제대로 안된 학자들이 포함돼 있다.

또 ‘통일교육’ 분야 등 다른 분과의 자문위원들도 객관적으로 검증되지 않고 단지 대학이나 관련 연구소에 재직중인 인사들만 단순 추천한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통일부 관련 당국자들은 “업무를 하면서 도움을 받았던 분들 중 학계나 연구원 등에서 일하는 분들을 추천했다” “좌나 우로 치우쳤던 학자들은 배제했다”고 언급했다.

그러나 북한 전문가들은 통일부가 좌도 우도 아닌 애매한 입장의 자문위원들을 선발해 양쪽의 비판으로부터 벗어나려는 사전포석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한 당국자는 “통일부가 지난 시기 이념 논쟁에 휘말려 상당한 곤욕을 치렀다”면서 “참여정부의 대북정책의 실패에 따라 햇볕론자들은 배제해야 되지만 지나치게 우파적 인사들을 참여시킬 경우 또 다시 논쟁의 불씨가 될 수 있어 중간에 있는 인물들을 고려했다”고 말했다.

이번 자문위원회는 통일부 내 해당 분과별로 자문위원들을 추천했고, 이후 심사를 거치기는 했다. 하지만 해당 교수들의 성향∙실적∙전문분야 등에 대한 구체적인 판단 근거가 해당 분과에 사실상 일임돼 각 부서에서 자의적으로 추천하면 거의 위촉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국책연구소의 한 연구위원은 “이번에 위촉된 통일부 정책자문위원의 면면을 살펴보면 전혀 검증되지 않은 인사들이 눈에 띈다”며 “특히 실패한 대북정책에 참여했던 햇볕파 등 과거 통일부와 관계를 맺어온 인사들이 눈에 띄는 것은 통일부가 이명박 정부의 정책의지를 별로 고려하지 않은 결과로 볼 수 있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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