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 ‘햇볕정책’ 표현 교과서 삭제의견 배경이 뭘까?

통일부가 지난 6월 현행 고교 교과서에서 김대중 정부의 대북 정책을 ‘햇볕정책’에서 ‘화해협력정책’으로 수정하자는 의견을 낸 사실이 알려지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통일부는 한 출판사의 고등학교 한국 근현대사 교과서에서 “김대중 정부는 햇볕정책을 추진하면서..”라는 대목을 “김대중 정부는 화해협력정책을 추진하면서..”로 수정하자는 의견을 교육과학기술부에 냈다. 통일부는 그 이유로 햇볕정책은 국민의 정부 당시 대북정책인 화해협력정책의 별칭인 만큼 정식 명칭으로 바꾸는 것이 옳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김호년 통일부 대변인은 21일 “국민의 정부 당시 2000년 남북 정상회담을 계기로 화해협력정책을 공식화했다”며 “다만 외국인과 해외언론 등에서 ‘햇볕정책’이란 뜻의 ‘Sunshine Policy’란 용어를 사용함에 따라 햇볕정책이라는 용어도 대북 화해협력정책의 애칭으로 혼용돼 왔다”고 설명했다.

즉 DJ정부 대북정책에 애칭 대신 공식 용어를 찾아 주려는 취지라는 것이 통일부의 입장이다.

그러나 국내외적으로 대다수 사람들이 DJ 정부시절 도입돼 참여정부에서 그 기조가 계승된 ‘햇볕정책’이란 표현에 익숙해져 있음을 감안할 때 햇볕정책이라는 용어를 교과서에서 굳이 빼려 한 것은 자연스럽지 않다는 시각도 있다.

기왕 교과서 기술의 정확성을 감안, 공식 용어로 대체할 경우 국민들의 기존 인식을 감안, ‘햇볕정책으로 불린 화해협력정책’ 등으로 의견을 낼 수도 있지 않았겠느냐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 통일부는 5월 발간한 ‘통일교육지침서’에서 “국민의 정부는 일명 ‘햇볕정책’이라는 ‘대북 화해협력정책’을 추진했다”고 표기했다.

그러나 6월 교육과학기술부에 낸 의견에는 ‘일명 햇볕정책’이라는 부연설명을 뺀 채 화해협력정책으로 수정하자고 건의했고 7월말 발간한 ‘통일문제이해’에서도 화해협력정책으로만 표기했다.

이와 관련, 일각에서는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1일 햇볕정책과 관련, “옷을 벗어야 하는데 옷을 벗기려는 사람이 옷을 벗었다”고 뼈있는 농담을 한 점을 상기하며 김대중.노무현 정부의 대북 정책에 대한 현 정부의 비판적 시각이 용어 수정 의견에 담겨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통일부는 논란이 일자 두 명칭을 병기할 수 있다는 입장을 내놨다.

김호년 대변인은 “햇볕정책이라는 용어는 이미 많은 사람들이 사용해와 널리 알려져 있고, 상징성이 있기 때문에 국민의 정부의 대북화해협력 정책이 햇볕정책이라고 불려 왔음을 기술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며 문맥에 따라서는 화해협력정책과 햇볕정책을 병행해 사용할 수 있다고 본다”며 “앞으로 이 문제는 교육과학기술부측과 협의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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