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 폐지 6자회담 정부입지 약화”

대통령 인수위가 통일부 통폐합 개편안을 확정한 가운데 통일부 폐지는 남북한 관계를 후퇴시키고 북핵 6자회담에서 우리 정부의 입지를 약화시킬 것이라는 주장이 이어지고 있다.

그 동안 김대중-노무현 정부의 대북 포용정책에 대해 비판적 자세를 견지했던 ‘원조보수’ 김용갑 한나라당 의원도 이날 정부조직법 개편안과 관련, “통일부를 존속시키는 것이 옳다”는 의견을 밝혔다.

김 의원은 보도자료를 통해 “이명박 정부의 실용과 효율을 위한 정부조직개편에 통일부 통폐합 취지는 이해할 수 있지만, 민족의 통일문제는 실용과 효율의 문제가 아닌 헌법정신과 통일을 위한 국민적 여망과 합의가 필요한 중대한 사항”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시대정신에 맞게 통일에 대한 확고한 철학과 원칙을 세워 북핵을 폐기하고 북한이 개혁과 개방의 길로 나아갈 수 있도록 통일부 역할을 재정립하면서 존속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것이 인간의 얼굴을 가진 진정한 실용주의”라고 덧붙였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남북한관계연구실장도 이날 “인수위는 ‘통일정책이 특정 부처의 전유물이 아니라 모든 부처가 관여하되, 대외정책의 틀 속에서 조율해 일관성을 유지하겠다’고 밝힘으로써, 한편으론 통일부 업무의 전문성을 간과하고, 다른 한편으론 통일정책을 대외정책에 종속시키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이날 국회에서 열린 ‘정부조직법 전부개정법률안’에 대한 공청회 토론에 참석한 정 연구실장은 “북핵문제 해결해 한미공조에 상대적인 우선순위가 요구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게 되면 북한은 미국과의 대화만 중시하는 선미후남(先美後南) 또는 통미배남(通美排南)정책으로 회귀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남한은 북핵 관련 협상과정에서 소외 또는 배제되고 1994년 제네바합의 채택 과정에서처럼 사후적으로 비용만 부담하게 되는 상황에 직면할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전망했다.

정 연구실장은 또한 “통일부 폐지는 평화통일 노력을 강조한 대한민국 헌법 정신에 위배되며 북한과의 정통성 경쟁에서 북한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정 연구실장은 “남북한 관계를 어느 한 부서가 담당하기에는 너무 경협의 규모가 커졌다는 인수위의 지적은 일리가 있다”면서 “남북한 관계의 발전으로 필요한 것은 통일부의 해체가 아니라 조정 기능 강화”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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