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 직원들 “정말 없어지느냐” 촉각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7일 통일부 업무보고에서 통일부의 조직과 기능이 너무 커졌다는 지적을 제기함에 따라 당국자들은 그동안 우려했던 부의 폐지나 축소개편이 결국 현실화되는 것이 아니냐며 촉각을 곤두세웠다.

인수위 외교안보통일분과 간사인 박진 의원은 이날 삼청동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국제회의실에서 열린 통일부 업무보고에서 “남북관계 개선의 성과가 있었지만 대북 포용정책을 주로 하면서 (통일부의) 조직과 기능이 너무 커진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며 “통일부 업무의 효율성과 순기능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조직 개편의 필요성이 제기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발언은 차기 정부의 정부 조직개편 과정에서 통일부가 외교통상부와 통합되거나 처로 축소될 수도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통일부의 한 팀장은 “통일부 직원으로서 자존심이 상하는 문제를 떠나서 대북정책과 관련된 기능 조정이나 축소는 정략적 고려를 피하고 큰 틀에서 멀리내다 보고 냉철하게 판단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불만을 토로했다.

다른 당국자는 “새 정부가 참여정부와의 정책 차별성을 부각시키기 위해 대북정책을 주관해온 통일부의 조직개편 이야기를 자꾸 내놓는 것 같아 안타깝다”면서 “그동안 통일부 안팎에서 통일부 존치의 필요성을 당선인 측에 충분히 개진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통일부 당국자들은 설령 부가 폐지 또는 다른 부에 통합되는 방향으로 정부조직 개편안이 최종 확정되더라도 국회 협의 과정에서 변화가 있을 수도 있다는 기대를 하고 있다.

국회 다수 의석(141석)을 차지하고 있는 대통합민주신당이 한나라당과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심의하는 과정에서 통일부 존치의 필요성을 강조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이낙연 신당 대변인은 6일 “인수위의 최종 개편안이 나와봐야 평가할 수 있겠지만 일부 언론에 보도된 것처럼 통일부를 폐지한다든가 하는 내용은 우리로선 절대로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피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정부 소식통은 “신당 측에서 정부조직 개편안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하나의 사례로 통일부의 폐지 또는 축소 문제를 제기할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남북 전문가들은 통일부가 국회 심의과정에서 존치되는 쪽으로 결론이 난다 하더라고 조직개편을 둘러싼 논란 자체가 북측에는 좋지 않은 신호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북측이 신년 공동사설에서 남북 경협 확대를 주문하면서 새 정부의 대북정책 방향을 예의 주시하는 상황에서 대북정책 주무부서의 축소개편 논의가 남북 관계에 소극적이라는 인상을 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국책연구기관의 연구원은 “국회 심의과정에서 통일부가 살아남을 수도 있겠지만 부의 폐지 논란 자체가 시민사회나 북측에 나쁜 메시지가 될 수 있다”면서 “진보적 시민단체들이 차기 정부를 반통일정권이라고 규정하고 이를 이슈화할 경우 새로운 남남갈등의 소지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 당국자는 “부처의 간판을 내려도 좋은데 대북관계를 조정하는 기능을 잘 수행할 수 있는 조직은 있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아쉬움을 나타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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