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 장관에 ‘김하중 주중대사’ 내정

이명박 대통령은 2일 통일부 장관에 김하중 주중대사를 내정했다.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오후 춘추관에서 브리핑을 통해 통일부와 환경부 장관에 김하중 대사와 이만의 전 환경부 차관이 각각 내정됐음을 발표하면서 “이로써 국회 인사청문회가 요구되는 장관급 인선이 마무리 됐다”면서 “청문요청서는 빠르면 내일 중 국회에 제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대변인은 김하중 후보자에 대해 “김 후보자가 한중 수교당시 실무협상을 주도하는 등 외교부내 명실상부한 중국 전문가”라며 “뛰어난 조직 장악력과 철저한 자기 관리로 주중대사 재직중 북핵외교, 탈북자 문제, 고구려사 왜곡 등 각종 현안문제에 대한 뛰어난 대처 능력을 보였다”고 발탁 배경을 설명했다.

이 대변인은 이어 “김 후보자가 앞으로 남북관계와 4강외교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김하중 통일부 장관 후보자는 1947년 강원 원주 출신으로 서울대 중문학과를 졸업했다. 외무고시 7회로 1973년부터 외교관의 길을 걷기 시작해 뉴욕총영사관 부영사, 일본대사관 참사관, 중국대사관 공사, 외무부장관 특별보좌관을 거쳐 2000년청와대 외교안보 수석비서관을 역임했다. 지난 2001년 이후 7년째 중국대사를 맡고 있다.

김하중 대사가 통일부 장관으로 내정된 데 대해 통일부 당국자들의 1차적인 반응은 대체로 ‘의외’라는 반응이다. 남주홍 경기대 교수가 내정됐다가 낙마한 상황에서 보수 성향의 학계 인사나 한나라당과 관계를 맺어온 전직 통일부 관료 등이 발탁되지 않을까하는 예상이 많았기 때문이다.

특히 김대사가 김대중.노무현 정부에서 외교안보수석, 주중대사 등을 지내는 동안 부침없이 청와대의 신임을 받아온 인물이라는 점에서 “예상치 못했다”는 반응이 주를 이룬다.

외교관 출신이 통일장관을 맡은 경우는 박동진(1985∼1986.당시 국토통일원)씨와 홍순영(2001∼2002)씨 등이 있다. 홍 전 장관의 경우 김 대사 처럼 주 중국대사에서 통일장관으로 옮겨 왔었다.

김 대사의 내정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쪽에서는 그가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과 외시 동기(7회)라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이 3.1절 기념사에서도 밝혔듯이 남북관계도 국제적 시각에서 접근하겠다는 정부의 기조에 따라 대북정책 결정 과정에서 외교부의 목소리가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오히려 김 대사의 발탁은 외교장관과 ‘허심탄회’하게 협의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걸고 있는 것.

한 통일부 관계자는 “외교부 장관과 외시 동기인 분이 통일 장관이 되면 유관부처 간에 정책 조율이 긴밀하게 잘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면서 “다만 그 조율의 방향이 어떻게 될지는 별개의 문제일 것”이라고 말했다.

또 김 대사가 국민의 정부에서 외교안보수석을 지냈다는 점에서 대북 화해협력 정책을 이해하는 인물일 것이라는 점과 6년 이상의 주중대사 경험으로 북한 문제에 식견을 갖췄을 것이라는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시각도 있다.

다른 통일부 관계자는 “6년 이상 주중 대사를 하면서 대북정책의 중요성을 몸소 체험한 분일 것이라는 기대가 있다”면서 “외교관 중에서는 남북 문제 및 북한 문제에 가장 깊이 관여해왔던 분으로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외교부 출신 인사를 통일장관에 내정한 것은 정부의 대북 정책 결정이 외교부 중심으로 이뤄질 것임을 더 확실히 시사한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존재한다.

외교안보 관련 정책 결정 과정에서 통일부 장관은 남북관계의 특수성을 감안, 때로 ‘다른 목소리’를 낼 수 있어야 하는데 외교부 출신이 그 역할을 충분히 해낼 수 있겠느냐는 것.

한 통일부 관계자는 “김 대사가 정부 외교안보 라인의 주류인 ‘미국통’이 아닌 ‘중국통’이라는 점이 시사하는 바는 있겠지만 외교부 출신의 새 장관이 외교부와 다른 목소리를 낼 수 있을 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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