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 외교부와 ‘동거’…“기분 좋지 않아”

서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 4,5층에서 22년 간 둥지를 틀어온 통일부가 외교통상부와 한 지붕을 쓰게 됐다.

통일부 관계자는 25일 “새 정부의 정부조직 개편안이 국회를 통과한 후 행정자치부 주관으로 청사 내 부처 간 사무실 조정이 이뤄져 통일부가 정부종합청사 별관으로 이사를 가게 됐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별관에 있는 일부 위원회들이 없어지면서 생기는 공간 등으로 이르면 이번 주말부터 일부 사무실을 옮기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통일부는 외교부가 입주해 있는 청사 별관 4∼6층에 입주하고, 중앙청사의 통일부 자리에는 과학기술부를 흡수통합한 교육과학기술부가 들어갈 것으로 알려졌다.

통일부와 외교부가 참여정부 시절 북핵 문제를 중심으로 한 대북정책 등을 놓고 미묘한 갈등을 빚어왔다는 점에서 두 부처가 같은 건물을 사용하는 것을 놓고 격세지감을 느끼는 분위기도 감지되고 있다.

이와 함께 일부 통일부 직원들은 당초 대통령직 인수위의 정부조직 개편안에 통일부가 외교부로 통폐합되는 내용이 있었던 터라 청사 이전 결정에 불편한 심경도 내비치고 있다.

한 직원은 “어디서 일하든 별로 상관이야 없지만 기분이 좋지 않은 것이 사실”이라면서 “외교통일부 안(案)이 엄연히 없어졌는데 같은 건물을 쓰면 대외적으로 두 부처가 합쳐진 것처럼 보일 수도 있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통일부는 지난 86년 2월 당시 남산 청사에서 세종로 중앙청사로 옮긴 후 줄곧 청사 4,5층을 사용해왔으며 그래서 인지 한때 직원들 사이에 `세종로 4층’이라는 블로그도 유행했다고 한다.

통일부와 외교부는 참여정부 출범 직전 청사 별관이 건립되면서 별거하게 됐지만 그 전에는 서로 `이웃’으로 지냈다.

외교부는 통일부의 바로 윗층인 중앙청사 6∼8층을 사용하다가 2002년 11월 청사 별관으로 옮겼으며 결국 5년여 만에 다시 통일부를 이웃으로 맞이하게 된 셈이다.

한편 정부조직 개편을 계기로 당초 청사 주변에 흩어져있던 개발협력정책관실 등을 입주시키려던 외교부는 통일부와의 `동거’ 소식에 서운한 기색이 역력하다.

한 외교부 당국자는 “아직 사무실 조정에 관한 통보를 받지 못했다”고 전제하고 “공간업무 효율성을 위해서라면 다른 건물에 나가 있는 외교부 조직을 한 곳에 모으는 것이 더 나은 것 아니겠느냐”며 아쉬움을 나타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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