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 업무보고, 북핵·중장기전략에 초점

통일부의 2010년도 업무추진계획 보고는 9대 중점 과제의 맨 윗자리에 ‘북핵문제의 획기적 전환’이 자리한 데서 보듯, 북핵 문제에 대한 새로운 접근에 초점이 맞춰졌다.


남북대화가 철저히 단절됐던 1년 전, 대화 재개와 교류.협력 등 피부에 와닿는 현안을 통해 남북관계를 복원하는데 주력하겠다던 2009년도 업무보고와 방점이 다른 곳에 찍힌 것이다.


지난 8월이후 본격화된 북한의 대남 유화공세, 머지않아 북핵 6자회담이 재개될 것으로 보이는 상황 등 1년새 달라진 한반도 정세가 반영됐다는 평가다.


마음만 먹으면 남북간 대화 채널을 가동할 수 있게 된만큼, 최대의 외교.안보 현안인 북핵 문제 해결에 기여할 수 있는 방향으로 남북관계의 새 판을 짜겠다는 의지가 담긴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 통일부는 이명박 대통령의 북핵 일괄타결안인 ‘그랜드 바겐’ 구상을 6자회담 뿐 아니라 남북대화를 통해서도 추진해 나가겠다고 보고했다.


남북간 북핵논의가 6자회담의 견인차 또는 보조자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한국이 북핵해결에 기여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통일역량 강화’를 3대 전략 목표의 하나로 설정하면서 북한의 정치.경제.사회 상황을 계량화한 ‘북한정세지수’ 개발, 한반도 미래협력대화 창설, 통일비전 글로벌 네트워크 구축 등 중장기 대북 전략과 관련된 신규 사업을 대거 추진하기로 한 것도 눈에 띈다.


이런 경향은 통일부가 ‘남북대화.협력 담당 부처’에서 ‘중장기 대북전략 부처’로 옮겨가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교류.협력 사안은 북한 산림녹화처럼 북핵 국면에 상대적으로 영향을 덜 받는 사업들만 거론됐고, 북한이 가장 시급한 현안으로 치는 개성.금강산 관광 재개는 구체적으로 다뤄지지 않았다.


국군포로.납북자 문제 해결, 방북자 신변안전 제도화, 남북교류협력 투명성 강화, 탈북자 취업지원 강화 등 ‘대북 원칙론자’들이 중시하는 정책 목표가 비중있게 실린 점도 눈길을 끌었다.
아울러 대북 인도적 지원의 기조도 이번 업무보고를 통해 한결 구체화됐다.


민간 대북 인도적 지원 단체에 남북협력기금을 지원할 때 ‘선택과 집중’ 원칙을 철저히 적용, 지원품목은 질병예방과 긴급구호 물자에, 대상은 영유아.임산부.장애인 등 취약계층에 각각 집중하기로 한 것이다.


또 역량을 갖춘 것으로 판단되는 단체에 지원을 몰아주는 한편 지원과 분배과정 전반에 걸친 포괄적인 모니터링을 북측과 합의하도록 유도해 지원물자의 분배 투명성을 강화하기로 했다.


반면 2010년도 정부 예산안에 포함된 쌀 40만t, 비료 30만t에 해당하는 남북협력기금에 관한 내용은 이번 보고에서 구체적으로 다뤄지지 않았다.


이는 취약계층에 대한 소규모 지원은 조건없이 하되, 대규모 인도적 지원은 북핵 상황을 봐가며 국군포로.납북자 송환 등과 연계해 추진한다는 정부 기조와 관련있어 보인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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