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 “‘새터민’이란 용어 가급적 안쓸 것”

통일부는 앞으로 남한 거주 탈북자들을 지칭하는 ‘새터민’이라는 용어를 가급적 쓰지 않기로 했다고 21일 밝혔다.

김호년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반대하는 북한 이탈주민이 있기 때문에 새터민이라는 용어는 쓰지 않기로 했다”며 “서로 논쟁이나 쟁점이 있으면 그것을 가급적 피해 가는 방향에서 법률에 의한 용어, 북한 이탈주민이라고 쓰는 것이 좋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다만 “새터민이라는 용어를 원하는 개인이나 단체도 있고 새터민이라는 용어의 어감이 나쁘지 않기 때문에 민간에서 쓰는 것은 그것대로 좋은 것”이라고 덧붙였다.

통일부가 상황에 따라 ‘새터민’과 ‘북한 이탈주민’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겠다고 밝히고는 있지만 탈북단체 등의 반발에 따라 ‘새터민’이라는 용어를 가급적 쓰지 않기로 한 만큼 공식문서 등에서는 법률용어인 ‘북한 이탈주민’이 사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새터민’이라는 용어는 정동영 전 통일부장관이 재임 중이던 2005년 1월에 처음 등장했다. 당시 정 전 장관은 ‘탈북자’ 용어로 인한 사회적 편견을 없애겠다고 도입 취지를 설명했다.

당시 새로운 명칭 선정 과정에서 실시했던 전자공청회에서는 ‘자유민’(29.4%), ‘이주민’(16.0%), ‘새터민’(14.1%)순으로 선호도가 나타났다. 그러나 통일부는 ‘새터민’이라는 용어가 북한을 자극하는 정치색이 없다는 이유로 일방적으로 선택했다.

실제 당시 통일부는 ‘자유북한인’, ‘탈북자’ 등 정치적 색채가 있는 용어는 아예 설문조사에서 배제했다.

새터민은 ‘새로운 터전에서 삶의 희망을 갖고 사는 사람’ 이라는 뜻이다. 물론 이 단어는 국립국어원에서 펴낸 표준국어대사전에도 나오지 않는 신조어(新造語)다. 그러나 ‘새터민’이란 명칭은 탈북자들에게 환영받지 못했다.

당시 탈북자 단체들은 ‘새터민’ 용어 등장은 북한정권이 탈북자 문제에 강경한 반응을 보이는 것과 관련돼 있다고 주장하며 반발했다. 즉 탈북자라는 단어에 ‘북한 체제에 반대하고 탈출한 사람들’이라는 뉘앙스가 내포돼있기 때문에 정부가 남북관계를 고려해 명칭 변경을 시도했다는 지적이다.

탈북자 단체들은 ‘탈북자’라는 말에는 “폭압적인 북한정권을 거부하고 자유를 찾아 수용소와 같은 그 땅을 탈출한 사람”이라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탈북자 단체들는 ‘새터민’이라는 용어가 그 본질적 의미를 은폐하고 탈북자들의 정체성을 소멸시킨다고 주장, 정부에게 사용하지 말 것을 촉구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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