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북한 김정남이 말레이시아에서 살해됐다는 사실을 15일 공식 확인했다.
정준희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말레이시아 경찰이 (암살) 사실관계를 조사 중이고 말레이시아 정부도 (사망자가 김정남이라고) 특정하지 않았다”면서도 “정부는 살해된 인물이 김정남으로 확실시된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 대변인은 “(김정남 사망 사실은) 지금 조사 중인 사항이라서 자세한 건 나중에 관련국 정부가 발표한 다음에 있어야 될 일”이라면서 “정부는 어제 밤부터 상황 점검을 하고 있으며, 말레이시아 정부와 긴밀하게 협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국내외에 정착한 탈북민과 남북교류단체 등에게도 신변 안전 유의를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대변인은 “탈북민과 남북교류단체 관계자들에 대한 신변 안전 시스템을 점검토록 하고, 앞으로도 신변안전에 유의하도록 촉구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그는 이어 “과거에 이한영 씨 피살사건도 있었고, 황장엽 전 노동당 비서에 대한 암살 시도도 있지 않았나. 또 이미 북한이 국내 탈북민들에게 살해 협박을 한 적도 있기 때문에 그런 차원에서 당연히 (신변 안전) 점검을 해야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직 말레이시아 정부가 김정남 사망 경위와 소행 등을 공식 밝히지 않고 있기 때문에, 우리 정부도 언론에서 보도 중인 ‘북한 소행’ ‘독침 암살’ 등에 대해선 일절 답하지 않고 있다. 김한솔, 김솔희 등 김정남 자녀들의 행방에 대해서도 정부는 “파악된 게 없다”는 입장이다.
다만 정부가 김정남 사망 사실을 처음 인지한 건 어제(14일) 오전이었던 것으로 알려진다. 국내 북한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오전부터 김정남 사망 여부에 대한 정보가 돌았으나, 사실이 아닐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보다 구체적인 정보가 나올 때까지 예의주시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한편 정 대변인은 북한이 김정남 사망 사실을 공식 확인할 가능성에 대해 “만약 북한이 잘못한 일이라면 이런 걸 발표할 리가 없지 않겠나”라면서 “이한영 피살 사건 등을 볼 때도 북측이 결코 (관련 사실을) 발표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