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 “남북 간 합의 취지 이행해야 남북관계 개선”

북한 노동신문이 6일 우리 측을 겨냥해 6·15 공동선언과 10·4선언 이행을 촉구한 데 대해 통일부는 “현재까지 의미 있는 합의들의 취지를 남북한이 잘 지켜나갈 때 남북관계도 더욱 좋아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덕행 통일부 대변인은 7일 정례브리핑에서 “남북 간 합의한 내용들이 굉장히 많고, 지금 상황에서 볼 때도 의미 있는 내용이 많다. 6·15선언이나 10·4선언, 7·4공동성명, 1992년에 발효된 남북 기본합의서도 등이 있지 않나”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다만 정부는 6·15선언 및 10·4선언 등에 포함된 경제교류와 관련해선 시기상조라는 입장을 내놓았다. 이 대변인은 “그동안 남북 간에 맺은 합의서에 있는 경제교류를 검토할 때는 아니라고 생각한다”면서 “남북관계에도 여러 가지 일이 있었고, 또 북한의 핵이나 미사일 도발에 대한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도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여러 가지 경제협력 사안에 대해서는 북한 핵문제 해결 등 남북관계 개선에 따라서 검토해 나갈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북한 노동신문은 전날 ‘북남선언들을 존중하고 이행해야 한다’는 제목의 논설을 통해 “북남관계 파국의 근원을 해소하고 평화와 통일의 넓은 길을 열어나기기 위한 근본 방도는 6·15 공동선언과 10·4선언의 존중과 이행에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신문은 또 “북남 수뇌상봉을 통하여 온 세상에 선포된 6·15 공동선언과 10·4선언은 북남관계 발전과 통일 문제 해결을 위하여 일관하게 틀어쥐고 나가야 할 민족공동의 자주통일 대강”이라면서 “말로만 북남관계 개선을 운운하면서 북남 선언들의 이행을 외면하고 다른 것을 추구하는 것은 진실로 통일을 바라는 행동이라고 말할 수 없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북한의 이 같은 주장은 북측이 요구하는 조건을 충족하지 않을 시 문재인 정부의 남북교류 제의에 적극 호응하지 않겠다는 뜻을 피력한 것으로 풀이된다. 새 정부의 교류 제의 속내를 탐색하기 위해 일정 정도 길들이기 기간을 갖겠다고 판단했을 가능성이 있다.

또 지난 몇 년 간 고립전략으로 핵개발 시간을 벌고 외부 정보를 차단해온 북한으로서는, 이번 민간교류가 그간의 고립전략을 전환할 만큼 큰 이익을 주진 않을 것이라 판단했을 수도 있다. 이에 따라 6·15 공동선언 17주년을 앞두고 문 대통령과 김정은 사이의 기싸움이 고조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한편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이하 남측위)가 5일 6·15 남북공동행사를 평양에서 열자는 북측 주장을 수용했다고 밝힌 데 대해 이 대변인은 “방북 행사는 남북관계 개선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치는지, 사업의 목적이 맞는지, 국제환경 등이 적절한지 살펴야 한다”면서 “방북 신청이 들어온 뒤에 정부가 그런 기준에 따라서 검토해 나갈 것”이라고 답했다.

앞서 남측위는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북측이 개최 장소와 관련해 개성은 어렵고 평양에서의 성과적 개최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의견을 보내왔다”면서 “행사 개최 지역이 북측지역인 만큼 장소에 대한 북측위원회의 의견을 존중해 평양에서 추진하자는 의견을 수용하기로 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 대변인은 “정부는 북한의 핵이나 미사일 도발문제 등에 대해서는 국제사회와 함께, 특히 한미동맹 기초해서 국제사회와 함께 풀어간다는 입장”이라면서도 “남북관계가 계속 단절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기 때문에 오히려 남북관계를 다시 연결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북의 도발문제를 합리적으로 풀어가기 위해서는 북한이 고립화되는 걸 막아야 하고 국제사회와 접촉할 수 있는 면을 만들어야 한다”면서 “그런 차원에서 남북관계의 교류협력 사안은 좀 유연하게 검토하겠다는 것이 정부의 입장”이라고 부연했다.

특히 그는 최근 북한이 대북제재를 이유로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의 방북을 거부한 데 대해 “민간교류 추진이라든지 인도주의적 차원의 지원 등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정부의 입장은 변함이 없다”면서 “북한이 우리 민간단체들의 방북 추진 동향, 방북 추진 등에 대해서 호응해 나오기를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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