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 김일성 찬양 포함 北 소설 출간 제동

통일부가 북한 작가의 소설을 발간하려는 출판사를 상대로 일부 내용의 삭제를 요구하는 ‘조건부 승인’ 방침을 통보한 것으로 밝혀졌다고 경향신문이 9일 보도했다. 해당 출판사는 이에 대해 “사전검열이나 마찬가지”라며 해당 소설의 출판 계획을 접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신문은 ‘지식을 만드는 지식’ 출판사는 지난해 한국 근·현대문학 100종을 선정해 그 중 47종을 12월에 출간했다. 문학작품이 발표된 당시의 표기 형태를 최대한 살려 출판한다는 것이 기획 의도였다는 것이다. 그러나 1차 출간 예정 50종에 포함돼 있던 북한 작가 황건의 소설 ‘개마고원’은 출간되지 않았다.

‘개마고원’은 1945년 해방 전후부터 1951년 6·25 전쟁까지를 다룬 장편소설로 북한 문학의 대표작으로 꼽힌다고 이 신문은 말했다. 이 책은 통일부 북한자료센터에서 일반인도 열람할 수 있으며 1989년 국내 다른 출판사에서 원본 그대로 출간한 적도 있다.

그러나 통일부는 지난달 7일 해당 출판사에 일부 내용을 삭제해야 출판을 허용하겠다는 ‘조건부 승인’ 방침을 통보했다. 통일부가 삭제 요청을 한 대목에는 북한의 김일성 정권을 찬양하는 내용과 한국전쟁 당시 미군이 북한 마을에서 민간인을 학살하는 부분이 포함돼 있다. 총 190쪽 중 40쪽이 넘는 분량이다.

1990년 제정된 뒤 수 차례 개정을 거친 ‘남북 교류협력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대한민국 정부 수립(1948년) 이후 북한에서 출판된 문학 작품을 국내에서 출판할 때는 통일부의 반입 승인 절차를 거쳐야 한다.

‘지식을 만드는 지식’ 출판사의 최정엽 주간은 “이번 시리즈는 초판본을 원형 그대로 내는 것이 목적이라 일부라도 삭제를 한다면 의미가 없다”며 “이전에는 북한 문학이라도 저작권 등의 문제 때문에 먼저 출판을 한 뒤 사후승인 등의 간단한 절차를 거쳤다”고 말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통일부는 이에 대해 “개인이 연구 등을 위해서 (북한 문학 작품을) 반입을 할 때는 괜찮지만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출판일 때는 경우가 다르다”며 “국가보안법 등이 기능하고 있는 현 상항에서는 관계기관의 의견을 들어 반입을 제한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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