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 “금강산 현장조사 ‘北자주권’ 침해 아니다”

정부가 17일 금강산 관광객 박왕자 씨 피살사건과 관련, 당국간 협의를 통한 진상규명을 촉구하면서도 북한의 자주권을 침해하는 진상조사를 원하는 것은 아니라고 밝혀 주목된다.

김호년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박 씨 피살사건 진상조사와 관련해 “북한의 자주권을 침해하는 그런 진상조사를 하자는 것이 아니라 국민이 납득하는 수준에서 진상 규명이 돼야 한다는 것이 우리 입장”이라고 말했다.

이어 “금강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당국간 협의를 통해서 진상을 규명을 하고 신변안전 재발방지 대책이 마련이 되어야 한다”며 “당국간 협의가 진행되면 이러한 문제에 대한 합의점이 도출이 될 수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현대아산 등을 통한 간접방식의 진상조사의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그는 “당국간 협의를 통해서 그런 문제도 다 얘기를 할 수 있다”며 “얘기를 하다보면 합의점이 도출되지 않겠느냐”고 답해 당국간 협의에 따른 간접방식의 진상조사 가능성도 열어놓았다.

이어 “진상조사는 현장을 방문해서 조사하는 것도 포함이 된다고 생각한다”며 “그것이 북에서 얘기하는 자주권 침해는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당국간 협의를 통해 진상조사 과정에서 자주권을 침해하지 않겠다’는 정부의 입장을 두고 사건 초기 조사단을 파견해 ‘현장조사’가 이뤄지지 않는 한 정확히 진상을 규명할 수 없다는 입장에서 한 발 물러선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고(故) 박왕자 씨가 금강산에서 북한 초병에게 피격돼 사망한 지 내일로 100일을 맞는 가운데 정부는 금강산관광 10주년이 되는 다음 달 중에는 관광이 재개되기를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