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 ‘교류협력법’ 위반 대표 소속단체 재정지원

통일부가 추진하는 ‘2013년 민간 통일운동 활동지원사업(지원사업)’에 지난해 정부의 허가없이 북측 관계자들을 접촉한 인사가 공동대표로 있는 단체가 선정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통일부는 지난 5일 통일부 등록 비영리단체 37곳에 지원사업 보조금으로 최소 1000만 원에서 최대 3500만 원을 사업비 보조 명목으로 지원했다. 하지만 37곳 선정단체 중 ‘남북교류협력법’을 위반하고 과태료 100만 원을 부과받은 인사가 대표를 맡고 있는 (사)평화를만드는여성회에 예산을 지원한 것이 적절한지에 대한 지적이 나온다. 

이 단체 공동대표 중 한 명인 정경란 대표는 정부 당국의 허가를 받지 않고 지난해 2월 9일 중국을 방문해 북한이 운영하는 선양의 칠보산호텔에서 북측 6·15 행사 관련자들을 두 차례 접촉했다. 정 대표는 당시 여성회 공동대표는 물론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공동집행위원장 자격으로 북측 인사를 접촉했다. 

당시 통일부는 정 대표를 비롯한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관계자 3명에게 남북교류협력법에 관한 법률 제28조 2항 및 동법 시행령45조에 따라 각각 과태료 100만 원을 부과한다는 공문을 발송했다. 정 대표는 정부 결정에 불복하고 법원에 제소해 아직 재판이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여성회는 이번 지원사업에 ‘통! 통! 통!(남북이 통하고, 세대가 통하고, 여성과 남성이 통한다)’라는 주제로 2000만 원의 지원금을 받았다.

이와 관련 통일부 관계자는 데일리NK에 “단체 대표 명의는 다른 사람으로 되어 있었다”면서 “내부 단체의 성격을 파악해서 선정하는 것이 아니라 사업의 적합성, 수행능력, 예산의 적절성 등을 평가해 선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관계자는 “단체 명의로 지원사업을 신청한 것이기 때문에 주요 임원이 개인 자격으로 정치적 활동을 한 것은 개인책임인지, 법인책임인지는 나눠서 봐야 할 문제”라고 설명했다. 

올해 공모사업은 지난해 8억 원에서 5천만 원이 삭감된 7억 5천만 원이 책정되면서 신청단체들에게 지원되는 지원금 규모도 축소됐다. 이 때문에 당초 계획했던 사업을 변경하거나, 사업의 규모를 축소해야 하는 처지에 놓이게 된 단체도 상당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원사업에 선정된 한 단체 관계자는 “지원된 금액이 사업을 진행할 수 없을 정도로 책정되면서 실제 사업을 수행하지 못해 규모를 축소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지원사업에 많은 단체를 선정해 나눠주는 식의 형태보다는 지원단체를 축소하더라도 실제 계획에 맞게 사업이 지원될 수 있도록 하거나, 연속성을 가지고 진행하는 사업에 지원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통일부 관계자는 “예산이 전체적으로 줄어들면서 단체에 지원되는 지원금도 작년에 비해 줄어들었다”면서 “신청 예산보다 적게 책정된 단체들은 현실에 맞게 사업을 축소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현실적 어려움을 토로했다.

한편 이번에 선정된 단체에는 통일부(과거 통일원) 출신들이 단체의 대표를 맡고 있는 경우도 여러 곳 포함돼 전관예우 차원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또 현직 국회의원이 원장으로 있는 곳도 선정됐다. 이들이 소속된 단체는 적게는 2500만 원에서 최대 지원 금액인 3500만 원을 지원받아 지원 상위 단체 목록에 포함됐다. 

소셜공유